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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은사가 없다

12년간 은사라고 할만한 사람은 못 만났다. 불행이 아니다. 대부분의 국민이 대충 가르쳐지고 졸업했을 거다. 선생이 잘못했거나 내가 잘못했거나. 늘 둘중 한명이 잘 못해서 인연들은 이어지지 못했다. 시대가 잘못이라고 본다. 선생의 대부분은 느긋한 대가리꽃밭 사상을 강요했고 애들 대부분은 교사가 자기에게 관심 갖는걸 극도로 싫어했다. 내 입시관을 평온한 안빈낙도 교육자의 길로 인도한 분을 어찌저찌 입대 직전까지 만난 날, 노무현과 민중의소리에 열광하는 대깨문임을 알았을 때 수치심에 잠식되었다. 군대에서 기계공들, 하사들을 보며 왜 진작 저쪽 직렬에서 한없이 쿨하게 주어진 삶을 살아내지 못하게 됐을까...를 여러 번 연발했다. 그 결과, 세상이 점지해준 공직자의 길을 기왕 갈거면 말단 실무자에 머물지 말고 ..

기록문학 2021.08.23

스쳐간 인연들

어느 정도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고도 허무하게 스쳐간 인연들을 반추해보자. ㅇㅅ과 S 대학교 입학 직전, 패기롭게 열었던 대학용 블로그를 보고 같은 학교라면서 카톡으로 접근했다. 말그대로 '우리 학교 사람 중 블로그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흥미로웠다'라는 이유. 여름방학이었는데 그래서 여름방학 내내 얼굴 한번 안 보고 동아리, 독서 등등 여흥적 주제를 꽤 광범위하게 다뤘다. 나름 친밀해져 개강하면 밥 한번 먹자고 했다. 그 해 난 극성 '이기적 내향인*'이었는데 그쪽도 그에 근접했는지, 서로 먼저 약속 잡아주길 기다리다가 끝났다. 현재까지 가장 개연성 없는 인연으로 기억된다. ㅂㅇ과 C 1학년 말 군대 가기 직전, 이제야 인간관계를 과 동기 이상으로 넓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가장 친한 동기의 "나 다른..

기록문학 2021.08.23

내 적성은...

내가 몸담는 문과 분야의 문과 친구 대부분은 물화생지 중 '화학, 생물' 좋아했다고 한다. 정말 천성 문과들이다. 문이과 구별이 일제의 잔재라지만 언어적/분석적 지능이 구분되어 따로 발달하는 것만은 확실하다. 반면 나는 물리를 공부한 사람들이 써내려간 신화들을 굉장히 많이 봤고, 여자애들처럼 수첩에 알록달록 적어놓고 이것저것 딸딸딸 외는 것보단 그래프로 미래를 예측하는게 상대적으로 재밌어서 만약 내가 이과였다면 물리를 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할일 없다고 믿었던 2학년 여름방학 때 ebs 개념완성 물1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 근데 내 예상이 틀렸다. 일단 이해했으면 그 다음부턴 암기였다. 꼭 수능 문제를 빨리 풀기 위해서만이 아니었다. 그냥 사고를 빨리 할려면 다 아는 과정은 알파벳 하나로..

기록문학 2021.08.20

3학년 여름방학 공부한것

가. 강의자료 미수복본 1. 고전수필문학론 강의자료 정독 2. 근세시가론 강의자료 정독 : 시조 강독을 했다. 강독의 중요성을 배웠다. 다만 모르면 죽는 1순위인 가사는 없었고, 2순위인 시조만 있었다. 가사는 고전문학강독때 읽는 거였다. 그것도 강의자료를 입수하긴 했는데 곧 개강이라 읽을 시간이 안날 확률이 90%다. 밤마다 읽어도 시험기간, 졸시기간, 교생기간엔 후리쳐 던져 두겠지. 오는 학기 진짜 끔찍하다. 임용고시 실력발전에 좆도 상관없는 기간이랄 게 3개나 있으니 3. 학교문법론 1회필(전범위 필사 1회) : 문법 뼈대를 세우려 겨울방학때 음운론, 1학기중에 형태론~통사론 초반 필사를 진행했는데 효과가 괜찮았다. 그래서 여름방학때 통사론쯤은 필사 완료할 수 있을거라 믿었다. 근데 종강하자마자 오..

대학생활&공부 2021.08.20

위시리스트

요즘 돈이 있으면 꼭 가져야겠다고 생각하는 물질들을 나열해보고자 한다. 언제까지나 2021년 8월에 꽤 고심한 결과 나름 내 취향이고 나중에 내가 직장인이 되어서도 합리적이라고 생각한 물건들이므로 미래의 나든 이 글을 보는 다른 사람이든 '명품 잘 모르네'하면서 폄하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돈 많이 쓰고 싶지 않은 분야가 있는 거다. 내가 일렉기타 60만원짜리 살거라고 하면 악기연주 쪽에 있지 않은 10에 6은 기겁할거지 않은가? 최근 정확히 그런 말을 들어서 하는 말이다. 1. 시계 : 크리스토퍼 와드 C65 시리즈 C65 Sandhurst | Christopher Ward MOD licensed Inspired by the Smiths W10 watch, given to British soldie..

기록문학 2021.08.14

어지간히 공부안했네

‘아빠 찬스’ 써 임용 합격했던 교사, ‘엄마 찬스’로 교장까지 노렸다 부모가 학교법인 이사장과 교장으로 있던 고등학교에 교사로 부정채용됐다가 9년 전 교육부 감사에서 적발된 이사장의 딸이 이번에는 기간제 교사 신분으로 교장 임용 승인신청을 냈다가 비판 news.naver.com 기간제 신분으로 교장임용 신청.. 다 될것같았으니까 그런거겠지?

한능검 54회를 (대충) 침. 2급.

임고 응시자격 획득을 위한 한능검 54회 심화를 쳤다. 78점 2급으로 성공. 2019년까지는 중급 치면 됐는데 2020년부터 급수체계가 바뀌어 1급들이랑 같은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사실을 꽤 늦게 알았다. 준비 고2때 강도 높은 한국사 교육(실증주의와 유물론사관을 적절히 섞은 합리주의 선생 + 큰별쌤 개정고급한국사 = 이중학습)을 받은 관성이 6년이 지났어도 구해줄 거라 생각하고 기출문제를 앱으로 풀어봤는데 임고 커트인 3급을 간당간당하는 점수가 나왔다. 경각심을 조금 느끼고 통으로 꿰기 위해(아예 큰별쌤 인강 듣는 동기랑 같은 상태로 만들기 위해) 큰별쌤 최태성 심화 판서자료를 웹에서 주워다 봤다. 상, 하 보는데 각각 하루만 썼다. 고딩때 그 판서를 직접 필기할 땐 몰랐는데 꽤 과학적인 필기란걸 느..

기록문학 2021.08.07

4학년 계획

들을 전공(2학기간 다들으면 된다) : 국어교육세미나3(4-1), 국어과논리논술3(4-2), 현문교 또는 아무거나3 우선 하루 안에 다 몰수 있도록 한다. 과독서실 자리배정은 배정받는다. 나중에 집에서 통학할때 오는날의 사무실로 쓴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남동기들끼리 배정받을수 있도록한다. 독서실은 집앞독서실을 이용한다. 자전거는 가져온다. 이제 구체적 공부계획 대략 : 4학년은 3년간 배운 전공지식의 무한반복. +교육학 +모의고사 +인출연습? 방해요소를 지워나가는식으로. (술, 의론, 유흥, 외식의 누군가를 기다리며 시간때우기...) 3-2종강직후 12 1 2 : 교육학이론강의인강결제 - 교육학 1년커리 안착(권지수가 요즘 갓이라매?) 전공 교과교육 : 선배 단권화 제본 후 무한반복, 기출사공부, 모의고..

대학생활&공부 2021.08.03

소망

세상이 말세다. 뇌과학적 법칙인지 우연의 일치인지 나이를 한살씩 먹을수록 세상에 맘에 안 드는 일이 너무 많다. 누구든지 조금만 sns 입소문 타서 유명해지면 앞다투어 자기랑 무관한 음료수 화장품 광고나 하려 하고 그보다도 순진한 후배들은 너무나도 쉽게 sns에 휘발성 감회들을 썼다 지운다. 순전히 그걸 하려고 맡는 일은 중학생 수준의 카드뉴스 쪼가리 만들기. 한창 대한민국 보수화되던 시절 누가누가 더 역사와 사상에 유식하나 대회 나가대던 고딩때의 나와 내 친구들이 현실의 인기를 모으는 데 하등 쓸모없는 짓을 하던 미친놈처럼 여겨진다. 실제로 그때의 내 친구들은 또래문화에서 분리되다시피 한 삶을 산다. 나만이 표면적 인싸가 될 수밖에 없는 직책을 맡았지만 자리에서 오는 책무를 독주처럼 힘겹게 마셔댈 뿐이..

기록문학 2021.08.01

움라우트(ㅣ모음 역행동화) 현상이 현대국어에서만 일어나는 이유

움라우트(ㅣ모음 역행동화) : 후설모음+양순음/연구개음(출발지)에서 전설모음'ㅣ'(목적지)까지 혀를 움직이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출발지를 미리 앞당기는 것. 그래서 바지, 가지, 소리 같은 개재자음이 치조쪽에서 소리나는 자음인 경우 목적지 ㅣ에서 움직일필요가 거의 없어 움라우트가 안 일어난다. 오이, 누이, 보이다 처럼 아예 개재자음이 空인 경우 혀 움직임의 부담을 그냥 이중모음화 시켜버리면 그만이다. (뉘, 뵈다) 중세국어땐 출발지가 후설모음+양순음/연구개음 이라 하더라도 목적지가 전설모음 'ㅣ'인 경우가 많이 없었다. 거의 후설모음 .(아래아)를 포함한 .ㅣ, ㅢ를 모음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리날땐 [ㅏㅣ], [ㅓㅣ], [ㅡ ㅣ] 쯤으로 소리났다. 근대국어때 이들이 [ㅐ], [ㅔ], [ㅣ]로 전..

대학생활&공부 2021.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