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자습을 넘어선 심야자습 후 호실로 들어와서, 잠이 올 때까지 랜턴을 책에 들이대고 약 30분씩 읽었다. 그러므로 책의 모든 장은 전짓불 빛에 눈이 짓물러 있을 것이었다. 그 모든 글들은 이제 내 편이 아닐 텐데... '내 젊은 날의 숲'은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변함없는 평탄함을 그려낸다. 주인공은 시화평고원과 자등령이 펼쳐진 민간인 통제구역 내의 수목원에 식물들의 세밀화를 그리는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된다. 거기서 몇 안되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림을 그리려 자연을 관찰하고 아버지의 일이 이어지고 하면서 이래저래 시간과 책 페이지가 흘러간다. 사실 이순신의 전쟁 중 행적을 다룬 김훈의 대표작 '칼의 노래'도 해전이 자연의 자정작용인마냥 담담하게 문장이 흘러간다(니 '내젊은날의숲'에 대해 할말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