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들을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 내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위에서 아마겟돈처럼 스트레스가 내려온다. 학회장이 되겠다고 한 건 내 임고 수험생활의 난이도를 두 단계쯤 높여놓았다. 낮에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그쪽 일에 정신을 뺏겼다는 사실이 열불나서, 저녁 샤워 물줄기에 머리를 문대며 다 씻고 '이 시간대 안 하던' 공부를 들입다 해야겠다는 결단을 내렸고 이행한 후 쓰는 글이다. 공부를 하면서 생각해보니 내 기분 전체를 지배하는 이 스트레스를 제공하는 원인은 지배역의 극히 일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스트레스라고 인식하는 것의 문자열이 ASVYBPOQZ라면 정작 내 하루 기분 자체를 좃같게 하는 원인은 중간에 숨어있는 B쯤이라는 거다. 나머지 문자들은 B로 인해 쑥대밭이 된 감정이 쉽게 다루어버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