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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를 구분하라

딱히 들을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 내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위에서 아마겟돈처럼 스트레스가 내려온다. 학회장이 되겠다고 한 건 내 임고 수험생활의 난이도를 두 단계쯤 높여놓았다. 낮에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그쪽 일에 정신을 뺏겼다는 사실이 열불나서, 저녁 샤워 물줄기에 머리를 문대며 다 씻고 '이 시간대 안 하던' 공부를 들입다 해야겠다는 결단을 내렸고 이행한 후 쓰는 글이다. 공부를 하면서 생각해보니 내 기분 전체를 지배하는 이 스트레스를 제공하는 원인은 지배역의 극히 일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스트레스라고 인식하는 것의 문자열이 ASVYBPOQZ라면 정작 내 하루 기분 자체를 좃같게 하는 원인은 중간에 숨어있는 B쯤이라는 거다. 나머지 문자들은 B로 인해 쑥대밭이 된 감정이 쉽게 다루어버릴 ..

기록문학 2021.01.29

ACE+ 학생 만족도 조사 안내

공동체 인성의 함양, PTE, THC 등 ACE+프로그램에 참여하신 경험이 있으시다면, ⬇ 하단 링크⬇의 설문조사에 참여 부탁드립니다! 참여해주시면 ACE+프로그램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됩니다! 소요시간: 1~2분 이내 https://forms.gle/6AM9FkDro1XkprGC7 ACE+프로그램 학생 만족도 설문 조사지 안녕하십니까? 본 설문은 4년간 진행된 대학자율역량강화지원사업(ACE+) 프로그램에 대한 학부생 인지도와 만족도를 조사하기 위한 것입니다. 설문결과는 연구 목적으로만 사용될 것이며, 개인 docs.google.com

대학생활&공부 2021.01.29

은근히 천대받는 나

2020년을 돌아보니, 아군도 많이 만들었지만 나를 언짢게 생각하는 적군도 그에 상응하거나 더 많이 만든 것 같다. 주로 여자가 그렇다.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는 여기서 굳이 밝히지 않겠지만, 내가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지 않으면 적이 되는 경향이 강했다. 이 사실에서 또 한 가지 사실을 배울 수 있다. 어중간하게 행동하면 신변만 위험해지고 걱정거리만 생겨날 뿐이다. (사람이 어떻게 모든 집단에서 장군감으로 행동하겠는가. 적당히 관망하며 빠져야 유리할 때도 있는 법이다. 성공했다고 평가되는 외교도 결국은 적국을 일부 만든다. 모든 이와 친구가 될 순 없다. 기왕 적을 만들었다면 그 적에게서 배울 점이나 찾자.)

기록문학 2021.01.22

진중해지기 어려운 이유

고등학교 때 기술 선생은 정말 대충대충 가르치는 스타일이었다. 시장에서 흔히 보이는 소박한 옷매무새로 시장에서 할법한 말을 내뱉으며 "아유.. 이런 걸 왜 가르쳐야 하는지 몰라....!" 수업 하고픈 마음이 없어 보이는 상태였다. 인간상의 데이터가 어느 정도 수집된 지금이야 웃으며 넘기고, 시험범위 알려줄 때만 기다리며 같이 놀았겠지만 그렇지 못했던 17세의 마음엔 '인간실격'을 정의하는 마음의 불이 당겨졌다. 나는, 교사라 함은, 모름지기 진중하게 교과서를 읽어주되 이따금씩 학생의 마음에 비수를 두는 만물형상의 진리를 품은 말을 던져주어야만 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거기서 더 진화한 교수라 함은, 강연자리에서 늘상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학문의 심연을 하루종일 휘저어야만 함이라고... 그만 알아보자. ..

기록문학 2021.01.14

파이너가 지적한 12가지 학교의 병폐 : 공상적인 세계로의 도피와 거부

'공상적인 세계로의 도피'는 나의 초중고 생활 초반을 잘 설명한다. 아동시절 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공상이 심화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름을 가지고 놀리는 일진이나 대회에 참가시키기 위해 의사를 무시하고 귓방망이를 잡고 끌고 가는 교사의 존재도 공상세계 도피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던 것 같다. 공부만 잘 하면 무시당하지 않을 거라고 작전을 세운 뒤 실행에 옮기기 전까지는 나를 괴롭히는 존재가 없는 환경에서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그것으로 사람들의 인기를 얻는 만화가/애니메이터가 꿈이었다. 겨우 사귄 비슷하게 얌전한 친구들에게 내가 당시 구상하던 세계관을 강요하기도 했다. 수학여행지에서까지 그런 공상을 하느라 누리지 못한 학교생활의 여러가지 추억에 박탈감을 종종 갖기도 한다. 지금 나는 현실에서의 성취에..

대학생활&공부 2021.01.09

발라드 패러다임 전환의 예 : 유재하

1집 발표와 함께 유재하는 한국 대중음악계, 특히 발라드 장르를 개척한 패러다임 전환자로 자주 언급된다.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를 전공한 유재하는 트로트 계열 대중가요가 대세였던 1980년대 클래식과 재즈적 곡 구성을 대중가요에 접목하는 시도를 한다. 전례가 없었고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을 하기 위해 1집의 작곡, 작사, 편곡을 단독으로 진행한 것은 재능의 영역이므로 차치하고서라도, 록과 힙합이 블루스를 공통 기원으로 하는 것처럼 한국 발라드의 기원을 클래식과 재즈로 설정하여 이후 나오는 모든 한국의 발라드가 그 영역에 속하게 했다. 전공의 특성상 관현악 반주를 자주 기용했고, 재즈처럼 적은 수의 악기로 릭(lick) 중심의 간주와 긴장-이완의 복잡한 코드진행을 사용했다. 유희열, 김현철 등 후대 발라..

음악 2021.01.09

브루너의 '대담한 가설'에 대한 피아제의 반박

브루너의 대담한 가설에 대해 피아제는 발달단계의 문제가 있으므로 완전한 실현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감각동작기 혹은 전조작기의 영아동은 가역성이나 보존 따위의 법칙을 인지적으로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는데, 이런 낮은 발달단계의 아이들에게 맥스웰 방정식이나 자동차 파워트레인의 구동 방식을 그 나이에 맞는 표현법으로 바꿔 가르치는 것은 설령 가능하다 해도 순전히 '번역'을 위해 억겁의 노력을 필요로 할 것이다. 브루너가 피아제의 이론을 참조하면서도 고의적으로 발달단계를 무시한 것이 아니라면 그의 대담한 가설은 비약이 다소 들어간 표현으로 봐야 하는 것이 맞다. 대담한 가설의 '어떤 내용도 쉬운 말로 바꾼다면 아이들은 배울 수 있다'라는 골자만 현대의 학부모들에게 전달되어 과도한 조기교육을 부추기기도 ..

대학생활&공부 2021.01.08

대중문화는 학교 교육과정에 편입될 자격이 있는가?

인류가 쌓아올린 문화유산 중 오랜 시간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인정받아온 걸작들은 그 특징만으로도 축적된 지식을 전달할 의무가 있는 학교 커리큘럼에 편입될 이유가 충분하다. 반면 대중문화는 인류 문화의 현재를 대변한다. 지식 전달과 더불어 실제 생활에 적응하는 법도 학교가 가르쳐야 할 것 중 하나이므로 현재의 문화를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향유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따라서 고전과 현대의 대중문화는 각각의 가치 영역이 있고, 어느 하나가 학교 교육의 과정에서 '삭제'되어서는 안 된다. 사실 현대의 대중문화는 고전의 주요 요소를 재구성한 것이 많다. 길가메시 서사시에서 '무언가에 대한 추구', '유한한 삶을 온전히 살아내는 법', 셰익스피어 작품의 희극과 비극 플롯, 고전음악과 수학이 발달시킨 박자와 조성은 ..

대학생활&공부 2021.01.08

국어 현대문학교육의 기준은 21세기로 끌어당겨질 때가 됐다

'검치호랑이 교육과정(커리큘럼)'이라는 우화를 빙자한 이론에서도 알 수 있듯, 구 커리큘럼이 '낡았다'는 비판에 맞서 주로 내세우는 주장은 '우리가 가르치는 전통에는 그 교과를 대하는 기본적 정신이 들어 있다.'이다. 때문에 나는 기존 커리큘럼에서 '정신'만을 추출한다면 현 시대에 맞는 새로운 커리큘럼과 학습제재를 수월하게 받아들이고, 옛 커리큘럼을 학습수준에 차이가 있는 학생들이 인내로 공부하며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평소에도 국어 교과에서 '현대문학'으로 분류되는 일제 강점기~1970년대까지의 문학 작품들을 모든 학생들이 그렇게 많이 알고 있어야 할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에서 일상 속에서 모순을 발견하는 주인공의 비극적인 마음, 에서 같은 공간에서 대화는 하지만 자기 할..

대학생활&공부 2021.01.08

해외원조 사업에 교육(커리큘럼 보급)도 포함되어야 하는 이유

문화의 측면에서도 커리큘럼의 해외원조 사업에 찬성한다. 그 사회의 문화를 더 지속 발전시킬 수 있는 검증된 방법을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교육부는 ICT 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점을 이용해 2009년경 중앙아시아, 중남미에 '교육수출'이란 이름으로 교육정보화 사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 제대로 정보화된 교육이 이루어지려면 인터넷망 구축, 기자재와 시설 제공을 포함해 그 나라 학생이 자국의 문화를 객관적 시각에서 들여다보고 공부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 우리나라는 학생이 공부할 수 있는 권리가 제도적으로, 사회적으로 매우 잘 보장된 편이지만 원조 대상 국가는 그렇지 않을 확률이 높다. 따라서 교육 황무지를 개척하는 것과 같은 '사업'이 국가 치안과 대외적 평화에 우..

대학생활&공부 2021.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