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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라, 나의 캠퍼스 라이프여!

남들은 동아리 선배, 짝번후배 밥약, cc를 했다말았다로 점철되는 대학교 2학년을 좀 더 값지게 가져보려 군대를 미리 다녀왔더니 코로나 속 마스크 안 답답한 입김 속으로 내 대학생활 2년이 꼬로록 침몰했다! 그래도 2학기는 '우한페렴'이 막 한국에 쳐들어오던 1월,2월보단 상황이 나아져 기숙사라도 갈 줄 알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잠시 내려놓은 왁자지껄한 일탈도 벌여볼 작당도 해봤다. 그러나 이제는 서울사랑제일교회가 '너 대학가지마라' 라고 쐐기를 박는구나! 슈퍼전파가 시작된지 이틀만에 내가 사는 지역으로 그쪽 사람과 접촉한 확진자가 남하했다. 2학기 기숙사 입사신청을 물렸다. 어차피 수강신청한 전 강의가 원격강의로 진행된다. 설마 아직도 상황파악 못한 학교가 나에게 '2학년 의무입사, 의무 학식'을 강..

대학생활&공부 2020.08.16

'아는것이 힘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 : 의존 명사의 띄어쓰기

멘티 학생이 이런 질문을 해왔습니다. "쌤 원래 공부하는 거 좋아해요?" "(반사적으로) 아니 싫어... 근데 그런건 있어. '아는것이힘이다'라는 건 믿고 있어." 이때 나는 '아는것이 힘이다'라고 해야 했을까요,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해야 했을까요? 한글맞춤법 42항 의존 명사는 띄어 쓴다. '것'은 의존 명사이므로 띄어 써야 합니다. 따라서 '아는 것이 힘이다' 가 맞습니다. 같은 원리로 '단위성 의존 명사'도 띄어씁니다. 곰 세 마리 북어 한 쾌 나이가 스무 살 연필 한 개 다만,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숫자와 어울려 쓰이는 경우에는 단위성 의존 명사를 붙여쓰는 것을 허용합니다.(띄어써도 됩니다) 두시 삼십분 제1과 제1실습실 3학년 10개 6층 1452년 8마일 선봉의 1대대 금오십만원 띄어쓰기..

대학생활&공부 2020.08.16

'저녁밥은커녕'? '저녁밥은 커녕'? : 조사의 띄어쓰기

한글 맞춤법 제 41항 조사는 그 앞말에 붙여 쓴다. 네~ 이건 안다 치더라도, 자주 헷갈리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저녁밥은커녕 저녁밥은 커녕 둘 중 뭐가 맞는 띄어쓰기일까? '저녁밥은커녕'이 될 경우 '저녁밥'은 확실한 명사이고, 뒤에 띄어쓰기 없이 바로 붙는 '은커녕'은 한글 맞춤법 41항에 따라 앞말에 붙여쓰는 조사가 됩니다. 그리고 '저녁밥은 커녕'이 될 경우 '은'까지만 (보)조사 이고 '커녕'은 띄어쓰지 않아 조사는 아닌 독립 단어가 됩니다. 무슨 품사일까요? 부사...? 보조용언...? 결론부터 말하자면 표준국어대사전 가라사대 원리를 알아보자면, 1. '커녕'의 계열 관계 분석 : 저녁밥은( ) 에서 ( )자리에 '커녕'을 대체할 단어가 없음 2. '커녕'의 통합 관계 분석 : 은, 커녕 사..

대학생활&공부 2020.08.16

입시썰 #1 : 서울대 자소서 쓰던 시절

무슨 명예를 얻겠다고 대학교 지망란을 다 사범대 국어교육과로 채웠는지, 그때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 생기부 장래희망란도 블라인드되는데 누가 어느 다른 대학교 썼는지 누가 알아준다고. 국어교육 일변도인 것 이외에도 지망하는 대학교의 클라스조차 다분히 감정적이었다. 순전히 "서울대에 원서 찔러봤다"라는 무용담을 생성하기 위해 서울대 학생부종합에 원서를 찔렀다. 그리고 내가 넣는 대학 중 서울대만 자기소개서를 요구했고 순전히 서울대만을 위해 대입용 자소서 기본폼을 쓰기 시작했다. 어차피 광탈한 수시의 자소서이므로 찾게 된다면 내용 전문을 공개할 의향이 충분히 있다. (지금 밖인데 집에 있는 옛노트북 백업용 usb에 있는 듯) 생기부 세특과의 연관성 ★★★★☆ 글솜씨 ★★★★★ 분량 ★★★..

기록문학 2020.08.09

JTBC 차이나는 클라스 김누리 교수 : 독일 교육, 한국 교육혁명 제안

썸네일 같은 세 가지 교육(성교육, 정치교육, 생태교육)은 잘 모르겠고...ㅎ (독일과 우리나라의 문화적 기반이나 정치사회적 상황이 달라서 그다지 공감이 안 간다) 한국 교육문제에서 가장 후두려맞아야 할 분야는 위 영상에서도 가장 먼저 지적한 바처럼 대학진학이다. 현행 교육과정의 종착점 자체는 많은 개정을 거쳐 민주시민 양성에 어느 정도 부합하고 있지만(메시지는 좋다) 정작 국회에서 만들어지는 교육정책은 입시와 경쟁을 일단 전제한 다음 학부모 또는 특정 학생 계층 요구만 들어주고 있다. 근본적인 개념설정을 잘못 잡아놓고 계산이 틀렸네 공식이 틀렸네 헤매며 시간낭비나 하는 꼴이다. 문재인정부 초반 수시확대 했다가 정시확대 하며 에어컨 온도조절이나 해싸는 걸 보면서 '정치인들은 교육을 피크닉가서 먹는 도시락..

주기율표 깜지 (울이말글 판본보다 좋은 수정본)

중학교 때, 3년간 우리 학년을 따라다니며 가르치신 과학 선생이 있었다. 그만큼 진정으로 제자가 잘 되길 바라시는 훌륭한 스승님이었고, 일진들도 감히 어쩌지 못하는 카리스마까지 겸비한 분이셨다. 나의 교사 롤모델이기도 했다. 그는 학생들이 주기율표만은 제대로 외우고 졸업하길 원했고 그래서 시행한 조치가 '주기율표 깜지'였다. ​ 사진에 나온 양식을 5장 베끼어 매주 검사를 받았다. 숙제를 안 해올 시, 20cm 자로 손바닥 5대 맞기라는 '신사적인' 체벌이 가해졌다. 의외로 아팠다. 이 2학년 내내 가는 귀찮은 숙제를 영원히 면제받으려면 숙제 검사 대신 자리에서 일어나 주기율표를 암송하면 됐다. 물론 암송을 틀리면 깜지를 안 해왔을 때와 같은 젠틀한 체벌을 받았다. ​ 급우들은 처음엔 다들 고통스러워하며..

기록문학 2020.08.08

지고서도 모욕감을 주는 방법

나는 달리기가 느리다. 동네 태권도장에서 5년 짬킹으로 2학년~4학년들 위에 군림하는 맛으로 유년을 때우긴 했는데 어차피 발육이 좋았을 뿐이었고, 운동회나 체육시간에 동급생들끼리 하는 50m 달리기는 4인 1조 중 3등이나 겨우 하는 수준이었다. ​ 중학교 2학년 때 싫어하는 남자애가 있었다. 같은 반에 같은 아파트 단지였는데, 나이에 걸맞지 않게 실내화 주머니를 들고 다니는 나의 하굣길에 들러붙어 시덥잖은 말로 귀찮게 하거나 살살 놀렸다. 내 보호본능 발동영역을 상습적으로 침범하는 걔의 장난에 스타크래프트 테란 OST를 핸드폰에 넣어 듣고 다니던 나는 미련한 초식동물처럼 어쩔 줄 몰라했으며 그 애가 악의 조직이 되고 나와 동료들이 소탕하는 소설을 썼다. ​ 걔는 ㅇ씨였고 나도 ㅇ씨여서 출석번호가 가까웠..

기록문학 2020.08.08

나는 사색이 많다 = 개똥철학을 절제한다

비슷한 말로 문학소년, 감수성 풍부 등등이 있다. 개인적으로 참 듣기 싫은 말이다. 활동성이 떨어지는 것 같거든. 뱃살 나와 있을 것 같거든. 처음으로 내가 행동파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한 뒤 그 결심을 주변 사람들에게 천명하려고 요란하게 노력했다. 어딜 가서 뭘 하더라도 대단한 걸 하는 것처럼 사진을 찍어 올린다던가... 지금은 많이 점잖아졌다. 솔직히 그렇게 자신의 행동을 강제하는 일도 '사색'의 연장선 같다. ​ 이런 식으로 생각을 이어나가면 뭔가를 억지로 하려는 것, 억지로 안 하려는 것 모두가 사색이 되고 개똥철학이 된다. 그래서 지금 그 '억지'의 상태로 내가 넘어가려 할 때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내 일거수일투족이 '내츄럴'해질때까지 기다린다. 좋으면 하고 싫으면 안 하는 물과 같은 상태가 되어..

기록문학 2020.08.08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못 한 이유

2주 동안 세종의 한 중학교에서 진행되는 교육봉사를 다녀왔기 때문입니다. 주말알바까지 포함해 14일 연속 아침 6시 반에 일어나니 밤에 일찍 자지는군요. 좋습니다. 다만 중부권 폭우와 기간이 딱 겹치는 탓에 매일 위 사진과 같은 하늘을 보며 출근한다는 것... 남은 다음주는 좀 더 화창한 하늘이 되길. 그럼 내가 싫은건지 공부가 싫은건지 항상 시큰둥한 멘티학생이 좀 더 의욕을 찾을까? ㅋㅋ 기초가 부족한 아이는 몇 주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내가 주어진 2주 동안 내 멘티학생에게 기적을 일으킬 확률은 희박할 것입니다. 내 중학시절에도 스쳐간, 허섭스레기같은 프린트 뽑아주던 방과후학교 쌤들 중 하나로 기억되겠지. 그래도 첫날에 많은 아이스브레이킹을 하고, 나머지 기간..

대학생활&공부 2020.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