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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생활 중 한 자기계발

내가 이만큼이나 성실히 살았다고 자랑할 의도는 없다. 성실해봤자 지금이 더하므로. 일례로 지금 하는 건 비전이랄 게 있지만 그땐 순전히 부대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 내지 포상휴가를 따기 위해서가 자기계발의 주된 목적이었다. 한낱 근무시간 휴게실에 짱박혀서 하는 독서도 분주하지만 쓸데없게 돌아가는 우리 군의 군수체제에서 한 걸음 물러서게 해 주었다. 1. 한국어문회 한자검정 3급 (2019. 1~2) 개인적 욕심으로 이름 있는 검정기관의 급수를 따고 싶었다. ybm 상무한검에서 운좋게 1급을 얻어냈지만 자랑하기 쪽팔렸다. 이걸 딴다고 군에서 딱히 포상이나 가점을 준 기억은 안 난다. 1달쯤 잡고 공부했는데 정말 가망이 없어서 시험 보러 외출하는 날 '째고 그냥 밖에서 시간때우다 올까, 그냥 칠까'를 생활관 ..

기록문학 2020.08.22

데, 지는 의존명사라매요? : 같은 형태의 의존명사와 어미의 구별

한글맞춤법 42항 의존 명사는 띄어 쓴다. '데' '지'는 '부메랑을 던진 데로 갔다.', '식사한 지 30분이 지났다.' 등에 쓰이는 의존명사입니다. 의존명사니까 42항을 칼같이 따라 띄어서 써야겠죠? 그런데 이런 문장도 있단 말이죠. 내가 다리를 건넜는데 강아지가 따라왔다. 나는 밥 먹을 때 물을 먹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데', '지'를 붙여 쓰는 경우가 맞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땐 (연결)어미로 활용된 경우인데요. 의존명사로 쓰일 때와 어미로 쓰일 때 뜻 차이가 납니다. 붙여서 쓰는 '데'와 띄어서 쓰는 '데'가 동시에 나올 때 어떤 게 '띄어쓰는 게 맞는 의존명사 데'인지 알아보려면, '데'를 곳/장소/일/것/경우 로 바꿔서 읽었을 때 자연스러울 시 의존명사입니다. (바꿀 때 조사가 딸려 나..

대학생활&공부 2020.08.21

부사격 조사와 접속 조사를 판별하는 법 : 와/과, (이)랑, 하고 등등

나는 국어와 물리를좋아한다. 데이브와 커트는 친구였다. 여기서 '와'가 조사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왜 조사인지 모르겠다면? 어떤 단어의 품사를 모르겠을 때 1. 감탄사입니까? 2. 띄어쓰기 없이 쓰인 곳의 뒷부분입니까? - 맞다면 >> 조사입니다. (띄어쓰기 없는 앞부분은 체언일 것. 이를 충족하는 '수를 나타내는 말'은 수사=수관형사 아님.) 2.. 활용하고 ojwisscary.tistory.com 그런데 가끔 이 '와'가 상대/상호보완의 의미를 지니는 부사격 조사인지, 단순히 대등하게 이어주는 접속 조사인지를 물어보는 문제가 출제됩니다. 실제 국어생활에 이런 걸 몰라도 사는 데 지장 없는데 하실 수도 있겠지만 분명히 상대/대등의 의미를 다르게 쓰는 뉘앙스 차이를 우리 모두 인지하고 있고, 그 뉘앙..

대학생활&공부 2020.08.21

역사적 이유 때문에 이형태가 생겨나는 경우 : 통시적 이형태

접두사의 경우, 통시적(역사적)이유로 이형태가 생겨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1. 암ㅎ- 수ㅎ- (체언 뒤 ㅎ자음이 있었던 것의 흔적) >> 암말-암캐의 차이가 이형태임 2. 숫- 햇- (체언과 체언 간 사잇소리가 있었던 것의 흔적) >> 숫염소-수술의 차이가 이형태임 3. 찹- 멥- 햅- 휩- (뒤에 오는 어근이 ㅂ계열 어두자음군이었던 것의 흔적) >> 휘갈기다-휩싸이다의 차이가 이형태임, 해(년) + 쌀 = 햅쌀. 해가 햅이 된 것이 이형태임 4. 차- (찰-에서 시간이 흐르며 ㄹ이 탈락한 흔적) >> 찰('찰기, 찰떡'할 때) + 조 = 차조. 찰이 차가 된 것이 이형태임

대학생활&공부 2020.08.21

어떤 단어의 품사를 모르겠을 때

1. 감탄사입니까? 2. 띄어쓰기 없이 쓰인 곳의 뒷부분입니까? - 맞다면 >> 조사입니다. (띄어쓰기 없는 앞부분은 체언일 것. 이를 충족하는 '수를 나타내는 말'은 수사=수관형사 아님.) 2.. 활용하고 있습니까? - 활용한다면 동사 또는 형용사 >> 3.으로 - 활용 안한다면 체언 또는 수식언 >> 4.으로 3. 동사/형용사 구별 - 감탄형 어미 -는구나 가능 : 동사 - 목적/의도를 나타내는 어미 '-러/려' 가능 : 동사 - 현재시제 관형사형 어미 '-는'만 가능 : 동사 - 현재시제 관형사형 어미 '-ㄴ / -은'만 가능 : 형용사 - 현재시제 선어말어미 '-는- / -ㄴ-' 가능 : 동사 4. 체언입니까? = 명사 수사 대명사입니까? - 맞다면 >> 명사 수사 대명사입니다. - 아니라면 수식..

대학생활&공부 2020.08.20

'-(으)ㅁ'은 접미사일수도 있고, 어미일수도 있습니다.

명사형 (전성)어미와 품사를 명사로 바꾸는 (파생)접사의 형태가 '-(으)ㅁ', '-기'등으로 같을 때 구별법 1. 명사형 어미는 문장 내에서 서술어로 쓰이고 있는 어간을 명사로 바꿈 (= 서술어로 추정되는 문제의 그 부분을 끝으로, 문장이 따로 떼어져 만들어지는지) (= 부사어 등의 수식을 받는지) 내가 웃음으로써 이 세상이 편안해진다. 나는 쉬지 않고 한번에 달리기 때문에 덜 지친다. 2. 품사를 명사로 바꾸는 (파생)접사는 문장 내에서 서술어로 쓰이지 않는 어간을 명사로 바꿈 (= 서술어 아닌 것으로 추정되는 그 부분을 끝으로, 문장이 깔끔하게 안 만들어지는) (= 부사어 등의 수식을 받지 못하는지) 나는 세상을 편안하게 보기 때문에 (부사어 첨가 불가) 웃음이 많다. 이번 종목은 달리기다. (달리..

대학생활&공부 2020.08.20

입시썰 #3 : 재수학원 예비고3 윈터스쿨

이번엔 정시에 가장 큰 도움을 주었던 윈터스쿨 시기를 반추하고자 한다. 망해가는 지방 구도심에 처박힌 우리 학교 동급생들은 충청도 말씨를 더듬거리는 화학 선생을 앞에 세워놓고 독서대로는 인강 교재 문제를 풀어가며 사교육 엑셀러레이터를 열심히 밟고 있었다. 나는 내신과 정시(모의고사) 모두 약한 상태였으므로 그들과 같은 수준이 되려면 그들이 받는 사교육 양을 따라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가는 겨울 많이들 들으러 간 사설 재수학원 윈터스쿨을 끊었다. 보통 서울이나 양지로 기숙하러 갔지만 선은 지키고 싶었던(?) 나는 부모님과 타협해 본가 지역 시내의 대형 재수학원에서 통학하기로 했다. 아침 7시쯤에 집을 나섰던 것 같은데 겨울 기준에선 칼바람이 부는 동트기 전 꼭두새벽이었다. ..

기록문학 2020.08.20

조사 총정리 #1 : 조사의 큰 분류, 조사 목록

한국어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조사가 존재하는 '교착어'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철수는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에서 는, 에서, 을, 다 가 조사입니다. 조사는 크게 이렇게 나뉩니다. 1. 격조사 : 선행 명사구의 격을 나타내주는 조사 (명사(구) 뒤에 붙음) 주격 조사 : 이/가, 께서, 에서, 이서 목적격 조사 : 을/를 보격 조사 : 이/가 서술격 조사 : (이)다 관형격 조사 : 의 부사격 조사 : 에, 에서, 로, 와, 과, 처럼, 만큼, 보다, 에게, 한테, 더러 ... 등등 많음 호격 조사 : 야/아, (이)여, (이)시여 2. 보조사 : 선행 명사구의 의미적인 기능을 첨가해주는 조사 (명사(구) 뒤에 붙음, 여러 격이 가능) 만, 도, 은/는, 까지, 조차, 마저, 부터, (이)나, ..

대학생활&공부 2020.08.19

'앞이 안 보여'는 [아피]라고 하면서 '앞이마'는 [아피마]가 아닌 [암니마]로 발음하는 이유 : 연음 현상의 조건

표준 발음법 13항 홑받침이나 쌍받침이 모음으로 시작된 조사나 어미, 접미사와 결합되는 경우에는, 제 음가대로 뒤 음절 첫소리로 옮겨 발음한다. 조사나 어미, 접미사는 모두 문법(형식) 형태소입니다. 홑받침, 쌍받침 뒤에 문법 형태소가 결합할 때만 연음현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연음현상 : 자음 끝소리+모음 시작 형식 형태소 = 끝소리의 자음이 뒤 음절의 첫소리로 옮겨가는 것 (형식 형태소=문법 형태소) 따라서 문장 '앞이 안 보여'에서 '앞이'가 [아피]로 연음되어 발음되는 이유는 '이'가 조사, 즉 문법 형태소이기 때문입니다. >> 어휘형태소와 문법형태소의 차이를 모르겠다면? 형태소를 보는 2가지 관점 1. 자립하느냐를 두고 싸우는 자립 형태소/의존 형태소 구분 관점 2. 의미의 주를 담당하느냐 부를..

대학생활&공부 2020.08.18

입시썰 #2 : 인문논술에 꼬라박은 3년

내신이 딸렸던 나는 수능 역시 잘 볼 자신이 없었다. 따라서 내가 대학을 가는 방법은 1. 입학사정관제(탑골 학종) 2. 논술 두 가지뿐이라고 믿었다. 사실 이것도 쫄려서 4가지 방법(내신, 수능, 입학사정관제, 논술)에 똑같이 에너지를 분배했다. 결론은 고대 논술을 떨어지고 정시로 원하던 대학교에 입학했다. 본 글에서는 논술에 대한 어떤 생각을 적지 않고 그저 논술에 투자했던 시간들을 반추하려 한다. 진정성으로 승부하는 입학사정관제와 인문적 소양과 글쓰기 실력을 평가하는 인문논술에서 승리하기 위해 나는 고등학교 3년, 나아가 평생을 '우직한 문장가'로서 살아내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생기부 진로희망란 3줄(3학년까지 있으니까)을 모두 '국어교사'로 통일하는 것은 나에게 무척 중요했다. 무슨 자장면으로 통..

기록문학 2020.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