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문학 62

블로그 포스팅 알바 후기

지금은 하지 않는 블로그 포스팅 재택알바를 했던 썰을 풀어보고자 한다. 2020년 1월 동안 했다. 알바를 시작하기에는 3월에 타지 대학교 기숙사를 '당연히'가야 할 거라고 생각해서 무리라고 판단했다. (난 1월에 막 전역한 상태였다) 당시 이 '머니코드의 기록문학'블로그는 존재하지도 않았고 10살 때부터 가끔 갖고 놀던 네이버 블로그가 전부였다. 게시물은 1200개 정도로 많지만 키워드고 태그고 하나도 고려 안된 투데이 많아봤자 20인 그렇고 그런 블로그. (고등학교 때 그 블로그를 반짝 활용해서 진로대회 교내상을 휩쓸어 주제에 그 블로그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했다 ㅋㅋ "서로이웃 거절~~") 군대 인트라넷에서 '광고글 올리는 블로그 알바'썰을 간간이 보아왔고, 이게 과외보다도 고효율로 돈을 벌 수 있다..

기록문학 2020.06.30

컴퓨터 활용

독서실 오픈 알바를 하다가 손님 자리등록용 노트북이 인터넷 먹통인 걸 발견했다. 손에 청소기와 소독걸레를 들고 뒤로는 똥이 마려운 길이었으므로 대충 껐다 켜고 와도 해결이 안 됐다. 분명 와이파이는 빵빵하게 터지고 있는 걸 내 핸드폰으로 확인했으니 문제는 노트북이 인터넷 감지 기능이 아예 없는 거랑 다름없는 상태라는 걸 화장실에서 깨달았다. fn+무선 버튼을 눌러 와이파이 잠금을 해제하니 문제는 일단락되었다. 별 거 아닌 일이었지만 내가 조금만 더 컴맹이었다면 그 층으로 들어오는 모든 손님의 좌석배정을 내가 대신 맡아주고 있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인수인계사항에 오바를 하겠지. "손님용 출입시스템 노트북이 인터넷을 아예 못 잡습니다. 수리 필요합니다." ㅋㅋ 문과 집단에서 그나마 컴퓨터를 잘 '활용'한다..

기록문학 2020.06.30

특기학교의 기억 #2

2020/06/14 - [기록문학] - 특기학교의 기억 #1 특기학교의 기억 #1 위는 내가 공군 훈련소를 마치고 특기학교로 옮겨진 때에 맞추어, 친구가 내 계정을 받고 피드에 올린 '생존신고&인편 좌표'이다. 내가 무슨 특기학교를 갔고, 특기학교가 뭘 하는 곳인지는 저 �� ojwisscary.tistory.com 교육생 번호는 기분나쁘게 44번이었다. 기분이 나빠서 곧바로 호실근무(호실장), 시설근무 등을 뽑을 때 아무 지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냥 이 압제가 나를 피해가기만 바랬다. 하지만 조교들은 중앙 복도로 교육생들을 몰아넣어 쭈그려 앉게 했고 나는 첫날밤 불침번으로 선정되었다. 그때의 엎친데 덮친격의 짜증은 지금도 기억한다. 아침에 눈을 뜰 땐 집이었는데 이 하루의 끝은 2~3시 불침..

기록문학 2020.06.22

특기학교의 기억 #1

위는 내가 공군 훈련소를 마치고 특기학교로 옮겨진 때에 맞추어, 친구가 내 계정을 받고 피드에 올린 '생존신고&인편 좌표'이다. 내가 무슨 특기학교를 갔고, 특기학교가 뭘 하는 곳인지는 저 메시지에 써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 메시지 덕분에 인편을 생각보다 많이 받을 수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사람의 인편도 포함해서... 그런데 그 편지는 은근 나를 무시하는 어조여서 딱히 답례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지금은 오프라인으로 한번 만나서 얼마나 얌전해졌는지 확인해보고 싶다. 인편은 인편이고, 현재는 코로나로 얼룩진 4월이다. 4월인 김에 특기학교에 소속되었던 그 해 4월의 첫 2주를 회고해보고자 한다. 봄비가 잘 안 내려서 지금 벚꽃이 꽤 길게 피어 있는데 그걸 볼 때마다 특기학교에서 열 맞춰 걸..

기록문학 2020.06.14

방구석에서 보낸 2020 1학기, 얻은 것과 잃은 것

2018년, 나는 일이병으로 개차반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같이 혼나는 군생활 동기들과 BX에 가는 걸 낙으로 삼다가 밤에는 독서실에서 찌그러진 시간에 대한 보상을 받아내겠단 다짐을 적었고, 그렸다. 조만간 그 그림노트를 불에 태우거나 물가에 던져야겠지. 자꾸 남이 모르고 볼 때마다 내 감정을 수치심에 투자하고 싶지 않다. 여하튼 그림으로까지 승화될 자신이 있었던 나의 '복학 드림'은 계급이 차고 군대 안팎에서 의미 있는 체험들을 해 나가며 감소했지만 전역하는 날까지는 남아 있었다. 2020년 초 겨울은 그렇게 춥지도 않았고 나는 운전면허를 따고 팩토리오를 하며 공식석상에 등장할 날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가 터지고 학교에 갈 날은 9월로 날아가고 나는 방구석에서 사이버로 복학했..

기록문학 2020.06.03

첫 휴가 (둘째 휴가)

첫 휴가 2020. 5. 12. 할 짓도 없는데(정확히는 뭘 하기엔 일광량이 부족하고 불을 켤 만큼 내 눈이 건강한 상태가 아닌데) 2년 전 오늘을 떠올려볼까? 꽤 재밌는 기억이다. 당시 나는 막 자대배치를 받은 이등병이었다. 이등병들 중에는 ‘이제부터 난 막내니까 뭐가 됐든 열심히 해보자’라는 건강한 생각을 하는 이등병이 있는 반면, ‘이제부터 난 막내니까 온 세상은 날 구원해야만 한다’라는 병든 생각을 하는 내가 있었다. 관심병사가 될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그런 건 의식적으로 ‘생각해보는’ 정도로는 오를 수 없는 지위였다. 형식적인 중대장실 면담자리에서 “보급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고...”하면서 찡찡대는 제스처를 취한 게 전부였다. 말년이 되고 보급에 관심없어진 내가 놀러나가면 중대장은 그..

기록문학 2020.05.12

5월 귀가 (2016)

블로그는 요새 내 일상담기에 철저해지고 있다. 이런 것까지 적다니.. 그래도 귀중한 귀가기간인 이유는... 내신시험이 없는 평화적인 귀가거든. (내신시험 마지막날, 귀가 하루전 : 전진!!!! 더 공부해라!! 카페인을 몸속으로 더 처넣어!! 박카스를 빨아!! 그냥 자지 마!! 지금부터 24시간 후엔 우린 집가서 야동을 보고순화했다 있을 거니까!!!!) 5월 27일 00시~03시 : 난 침대에서 내 블로그 서로이웃인 PGD와 함께 노트북으로 이런저런 걸 하고 있었다. 건메이헴이라던가, 뷰티 인사이드에서 한효주 예쁜 장면을 노리면서 캡쳐했다던가. 이건 타이밍 잘못 맞춰서 찍힌 이범수 기숙사의 종소리가 아침 7시에 잠든 나를 걷어찼다. 몇시간 후에 나는 교실에 앉아 오전 수업을 듣고 있었다. 40분짜리 단축수..

기록문학 2020.03.15

중3때 나의 좌우명

누구보다 차분하게, 남들과는 침착하게. 그러니까 즉 조용히 강하고 싶다. 학년 초마다 학교에서 자기소개서를 쓰라고 하면 엄마가 꼭 써주시는 자녀의 장점이 '차분하다'였다(그래도 엄마 말로는 쓸 게 없으셨단다). 이것은 곧 곰곰이 따져 보면 생각나는 나의 진짜 장점이 되었고, 지금은 이렇게 나를 다스리는 좌우명으로 자리잡았다. 이 깔끔하고 차분한 성격은 아빠를 닮았다. 실제로 아빠는 매우 온화하시다. 가끔은 나도 아빠가 되면 나만의 활기를 겸비하면서 자상함만큼은 우리 아빠를 닮겠다고 다짐한다. 일단 차분하면 좋은 게, 깔끔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계획을 세워 하나 하나 완수해 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보람을 느끼면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만족감에 양 손을 가볍게 비빌 수 있다. 필리어스 포..

기록문학 2020.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