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

첫 프렌치 프레스 (카페 프레스, 플런저)

머니코드17 2020. 1. 1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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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여행을 다녀온 친구에게 율리어스 마이늘 프레지던트 그라인디드원두를 선물받았습니다.

친구 왈 "니가 커피 사오래서 사왔는데 이거 타먹으면 뒤진다는데??"

-> 그럼 드립으로 내려마시거나, 프렌치 프레스 해먹자!

잠깐 드립커피와 프렌치프레스를 비교해볼까요?

1. 드립커피거름종이를 끼운 깔때기에 담긴 간 원두 위에 뜨거운 물을 따라, 거름종이로 여과되어 떨어지는(드립) 물을 마시는 방법입니다. 끓는물을 천천히 부을 때 원두빵(...)이 부풀어오르고, 그 위에서 피어오르는 커피향이 그야말로 쥑입니다. 그 매혹적인 향과 '내려 마신다'는 고급스런 행동양식 때문에 만들어먹는 커피, 홈카페용으로 특히 인기가 많습니다. 요즘 고급화를 표방하는 동네 커피숍에서도 케냐,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등등의 메뉴이름으로 나타나고 있지요. (평균 한잔에 4천원~6천원 정도 하는데 그 이상 올라가면 존내 고급인 거거나 양심없다고 생각합니다. 달-달한 라떼 먹읍시다) 학교 교무실이나 한가한 관공서 사무실에도 자주 보이는 물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작 맛의 농도는 여과식이므로 연한 편입니다. 물론 에스프레소, 다음 설명할 프렌치프레스 같은 초기 추출형태(원액)급보다 연하다는 것이지 아메리카노 등등과 편의점 커피들보단 훨~~~~씬 진합니다. 필자도 학교 쌤에게 처음 드립커피를 받아먹었는데 첫 잔 딱 먹고 체통을 지키느라고 "(침착한 표정으로) 음... 이건 마치, 한.약.맛.이.로.군.요?" 다행히 그 이후로 저는 졸업할 때까지 드립커피의 향과 맛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습니다. 원두를 갈 줄도 내릴 줄도 몰라서 커피가 땡기면 교무실을 찾아가 죽치고 기다렸던 기억이...

2. 프렌치 프레스는 카페 프레스라고도 합니다. '프레스'가 있는 그 기구를 플런저라고도 하지요. 침출식이라고 하는데. 플런저에 간 원두랑 물 부어서 불린 다음, 철망이 있는 프레스로 눌러서 원두가루만 아래로 밀어버리고 위로 불려진 커피물만 마시는 방식입니다. 드립커피보다 훨씬 다이렉트한 원두 본연의 진한맛을 느낄 수 있다는게 장점입니다. 단점이기도 하죠. 미처 못 걸러진 원두가루가 좀 섞여서 텁텁함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거친 맛, 진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용납할 수 있는 특징입니다.

'진하다!'는 특징 때문에 저도 프렌치 프레스에 관심이 생겨서, 전역만 하면 플런저 사서 커피 내려.... 아니 눌러 마셔야지 생각만 하다가 친구가 원두를 줘서 돌아오는 길에 롯데마트에서 대충 플런저를 9900원 주고 사버렸습니다. 실패할지도 모르니까^^

3. 그럼 에스프레소는 뭔가요??

에스프레소도 원두를 이용해 커피 내리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대신 고온 고압으로 압축해서 내리는 기계가 필요하죠. 커피숍 가면 뒤에 보이는 '은색 철 기계(ㅋㅋ)'가 에스프레소 머신입니다.

커피숍 가면 에스프레소(2천원~)로 시작해서 밑으로 아메리카노~카페라떼~쭉쭉 있는데 모두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한 에스프레소 바리에이션 메뉴들입니다.

출처 구글이미지

특징 : 아메리카노 빼고 다 우유, 시럽, 휘핑크림 등등 때문에 달다. 그러라고 만든 거긴 하다만..

 

일단 전 2번 프렌치프레스죠?

빨리 타먹기나 해보겠습니다

처음 해보는 프렌치 프레스라 검색 찾아가면서 '눌러 마셨네요'

1. 플런저 기구 안에 간 원두 10g정도 붓는다.

 

2. 온수(95도) 원두가루가 젖을 만큼만 붓고 1분 불린다.

 

3. 불어서 커피빵이 부풀어오르면 원두:물=1:10 정도 붓고 뚜껑 덮고 3~4분 기다린다.

 

4. 뚜껑의 프레스를 천천히 누른다.

 

5. 따라 마신다.

 

6. 양껏 마시고(많다고 억지로 다먹으면 속쓰리니까 ㅎㅎ) 남은 원두가루찌꺼기 포함 커피물은 버리고 플런저 기구를 세척한다.

 

끝!

 

후기는...

이건 진짜다!

역시 지금껏 마신 수많은 드립들보다 양 대비 진하고, 거친맛이 있었습니다.

커피가루까지 입에 들어갔을 때의 텁텁함을 조금 걱정했었는데, 고운 가루만 약간 감지되는 수준이라 오히려 혀에 닿으며 원두 본연의 풍미가 과립 형태로 들어와 증폭된 느낌을 주었네요.

그리고 진짜 양 대비... 뭔가 드립으로 원두가루 최대, 물 양 최소로 세게 내린 첫 잔(나름 진하다)을 무한대로 마실 수 있는 느낌? 안주....아니 과자를 부르는 진함+대량이었습니다.

이제 기구도 생겼고 의외로 간단하겠다. 원두가 공급되는 한 집에서도 사무실을 방불케 하는 커피향이 진동하겠군요. 곧 개강하면 기숙사에도 가져가야지.

커피는 직접 추출해먹든 커피메이커를 이용하든(뷔페에 있는 그거. 아메리카노 누르면 찌이익~하고 나오는거), 한번 초기자본을 들여 제조수단을 확보하면 매일 커피숍에 들락거릴 필요가 없어 장기적으로 고정지출을 아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유지비라 해봤자 원두 공급이 있겠는데, 원재료다 보니 비용 대비 마실 수 있는 커피잔 수가 많습니다.

플런저에서 커피똥...아니 커피찌꺼기를 퍼내며 마무리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