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

핸드밀 분쇄기를 이용한 첫 커피 그라인딩 (노브랜드 원두)

머니코드17 2020. 2. 26. 16:19
728x90

친구에게 오스트리아산 분쇄원두를 선물받고... -> 2020/01/19 - [여가] - 첫 프렌치 프레스 (카페 프레스, 플런저)

 

첫 프렌치 프레스 (카페 프레스, 플런저)

오스트리아 여행을 다녀온 친구에게 율리어스 마이늘 프레지던트 그라인디드원두를 선물받았습니다. 친구 왈 "니가 커피 사오래서 사왔는데 이거 타먹으면 뒤진다는데??" -> 그럼 드립으로 내려마시거나, 프렌치..

ojwisscary.tistory.com

집에 커피 마시는 사람이 저밖에 없어서, 1인분씩만 타먹느라 완전소비하는데 꽤 오래 걸렸습니다.

끝물로 갈수록 분쇄원두의 향이 다 날아가서, 프레스로도 하고 드립으로도 아무리 진하게 내려먹어도 무색무취였던 거시애오...

그래서 직접 원두콩을 사다가, 내릴 때마다 즉석에서 원두를 갓 갈아서 추출하기로 했습니다. 수고스럽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니 응당이지요

고등학교때 쌤이 커피 탈때마다 왜 그때그때 원두를 분쇄해다가 마시셨는지 알게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때 샘이 전동분쇄기를 쓰셨는데 대충 넣어버리고 '왱~~'하면서 대충 흔들다가 "너도 나 없을때 이렇게 해먹어라"라고 하신 다음 가버렸는데 '요리는 정확한 계량'인 줄 알았던 고운손 도련님이었던 19세의 명문고생 저는 원두를 얼마만큼 넣고 얼마동안 갈아야 하는지를 몰라 가만히 있었습니다. 바보녀석

그래도 편의점에서 캔커피 사다먹던 것에서 많이 발전했다.^^

저번 포스팅처럼 분쇄원두만을 사용할 때, 필요한 최소 장구는 드리퍼(드립종이를 걸치는 깔때기), 거름종이 형태의 드립종이, 커피포트였습니다. 커피포트를 제외하면 최소 6000원 안쪽으로 종이와 드리퍼를 구매할수있지요.

하지만 이제 원두를 그때그때 갈아마셔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면 원두를 '갈기' 위해 그라인더(분쇄기)가 추가적 그리고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홈카페 초심자의 입장에서 '이번에도 롯데마트 가서 대충 아무거나 싼거 집어오면 되겠지'하고 갔다가 그냥 하나 있는 분쇄기가 29,900원 ㄷㄷ

그 길로 철수하고 인터넷주문 체제 겸 조사로 돌입... 굉장히 오래 사용할 것 같으니 이왕 한번 살거 제대로 사야제?

나무 그라인더 (저렇게 돌리는 손잡이가 달려있는 건 '핸드밀'이라고 합니다.)

앤틱한 소품인 건 둘째치고 시중에도 싼 게 많아서 자주 추천되길래 면밀히 조사해봤더니, 무조건 톱밥 나오는건 감수해야되더라고요... 그리고 물세척 불가입니다. 무조건 브러쉬로 털어내줘야 합니다.

그래서 스뎅으로 넘어가봤더니 이번엔 쇠냄새 난다, 쇳가루 나온다 등등등의 후기가 많더라고요

저 원통형이 들어서 붙잡고 돌리기에는 더 적합해 보입니다.

교수님... 아니 교무실 쌤이 쓰셨던 전동 그라인더. 이건 얼마나 오랫동안 가느냐에 따라 분쇄도가 결정이 됐다. 저같은 쫄보들은 영~~~불안하지

아따 그럼 저것들 쓰는 구매자들은 다 검은소들인가....

는 나도 뽑기꽝 걸리지 말아야지

 

바리스타★ 수동커피그라인더-BM1 [핸드밀/커피그라인더/커피분쇄기/원두분쇄기/핸드그라인더/핸드드립/커피용품/드립용품]

여기를 눌러 링크를 확인하세요.

www.ssg.com

응 스뎅~

응 롯데마트보다 싼거살랬더니 동급~ (정가 25000~29000)

왜그랬지? ㅋㅋ 좋은거 사고싶으니깐..

 

전날 주문한 옷보다 더 일찍 왔네요

그건 아직도 안 왔습니다

첫 테스트 분쇄 전, 미리 물청소를 실시했습니다. 아무리 녹이 슬어도 쇳가루는 날려보내야겠...죠?

속시원하게 물청소가 된다는 점이 스뎅 분쇄기의 나름 장점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제때 건조해주지 못하면 완전 스테인리스 스틸은 아닌지라 녹스는 부분이 존재하게 됩니다.

드라이기로 말리는 쌩쇼 끝에 분쇄를 실시했습니다.

아, 분쇄할 원두는 노브랜드에서 제일 저렴한 까페N블렌드를 사용했습니다. 대부분 만원이 넘어가는 원두 중 9900원대로 그나마 저렴한 편이지요. 포장에 '홀빈'이 들어가 있으면 분쇄하기 전 상태인 볶은 갈색 원두입니다.

좌측이 볶기 전 자연상태인 생두, 우측히 홀빈으로 파는 원두입니당. 로부스타 아라비카 등 품종에도 차이가 있으나 생략합시당... (간단히 말해서 품질, 가격 : 로부스타<아라비카)

맘같아선 원두 탑4(콜롬비아, 에티오피아, 케냐, 과테말라) 중 스모키한 향 때문에 가장 좋아하는 과테말라 안티구아를 15000원 주고 때려박고 싶었으나... 안전빵으로 염가형 블렌드를 택합니다. 분쇄로 고고싱

일단 첫 개봉향이나 좀 맡자. ㅋㅋㅋ 마지막으로 분쇄원두 해먹을 때보다 진하당..

1. 처음 그라인더를 쓸 때는 원두 10~20g을 넣고 갈아준 뒤 버립니다. 그러면 성능테스트 겸 분쇄기의 날에 쌓인 먼지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2. 버렸으면 이제 1인분인 30g 정도를 넣습니다. 전 계량스푼도 저울도 없네요 그냥 감으로 때려버려~ ('요리는 정확한 계량이다'라던 19세 명문고생 나 : ???)

3. 원두 분쇄도를 결정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그라인더 외부에 눈금이 있어서 분쇄도 조절이 아주 쉬운데, 일반적인 분쇄기는 나사부분의 톱니바퀴를 돌려서 분쇄도를 조절하시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프렌치 프레스>핸드드립, 커피메이커>모카포트,콜드브루>에스프레소 순으로 입자 크기가 큽니다(부등호에서 큰쪽이 큼).

4. 윗부분 손잡이를 시계방향으로 돌려 맷돌질(...)을 해줍니다. 핸드밀 라인더 구매후기에 꼭 있는 멘트 있죠. '갈기가 너무 힘드네요 발로 붙잡고 돌렸어요 별 1개' 제가 산 그라인더에도 그런 후기가 있더라고요. 20대 운동남인 저는 거의 그런 불편은 없었습니다. 아 제가 드립용으로 분쇄를 해서 그런가? ㅋㅋ 나중에 최소굵기로도 한번 돌려보죠

다만 맷돌질을 할 때 불편한 한 가지는, 그라인더 본체가 나름 묵직한데도 무게중심이 미미해서 돌리는 손의 원심력 따라 본체가 비틀비틀 휘청휘청한다는 겁니다. 밑바닥에 고무패킹을 붙이던가 해야겠군요 쨌든 그건 나중에 하고

분명 핸드폰 카메라 렌즈도 갓 갈은 원두향을 맡고 의식이 혼미해졌을 거다.

지금 보니까 그렇게 분쇄굵기가 균일하진 않은 것 같네요

상관없습니다잉

어차피 오래된 분쇄원두보다 신선하고 맛도 풍부할 거니까

안에서 바깥쪽으로, 물줄기를 가늘게 따라주며 전체적으로 한 번 적셔준 다음, 한 번 부풀어오르면 마저 1인분 물양인 250~300ml를 따라준다...

끝.

곧바로 저는 인생을 즐겼습니다.

교무실의 쌤이 원두 볶기부터 분쇄, 드립까지 다 해내시던 2016년의 교무실로 돌아간 기분이었습니다.

아마 그 쌤도 커피를 만드는 순간만은 이 세상에서 최고로 행복하셨을 겁니다.

나도 그런데.

 

노브랜드 까페N블렌드의 원두 조합은 사진을 참고하시고,

약간 점성 있고 산미와 바디가 적당히 발란스 맞춰진 무난한 맛이었습니다.

빨리빨리 소비하고 보다 고급 원두로 넘어가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