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독후감

청소년을 위한 논어 : 역사 교과서 읽듯 논어에 입문하자

머니코드17 2020. 3. 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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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글 작성자 본인은 다음 링크의 '청소년을 위한 논어' 게시글의 작성자와 동일함을 알려드립니다.

이 서평을 다시 언급하는 이유는 그때 썼던 글을 첨삭과정을 거쳐 지금 글 쓰는 스타일로 바꿔보고자 함이니, 그 점 참고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후 이 '다시 쓰는 독후감' 카테고리에 올리게 될 서평들에게도 이 점은 똑같이 적용됩니다.

애초에 도둑질할 목적이라면 원본과 고친글을 동시에 올리는 미친짓은 안 할겁니다.

https://blog.naver.com/ogu123/220174846901

 

청소년을 위한 논어

청소년을 위한 논어 작가 양성준 출판 두리미디어 발매 2014.08.12 리뷰보기 옛 성현의 고전을 읽을 차례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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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생이나 인문계열 분야로 진로를 정한 청소년들은 나름의 고민이 있다. 읽기 참 어려운 고전을 읽을까 말까? 문과+인문논술+수시+사탐 윤리와사상=그야말로 꼬마 철학자였던 고등학생 시절의 나도 굵직한 고전들을 섭렵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라틴어 학교를 다닌 19세기 독일제국 어린이였다면 모를까, 대한민국의 제도권 교육과정만 따라온 모든 고등학생에게 아무 고전 원전이나 읽는 것은 평등하게 바위에 계란 박기다. 무엇보다 고전이 써질 당시엔 개념을 지칭하는 단어가 없어 그 의미들을 일일이 풀어써야 했고, 그 점은 내용의 요지를 이해하는 데 상당한 애를 먹인다. 그럼에도 고전이 가치있는 것은 그 요지가 최초의 성격을 지녔기 때문이다. 웬만한 고전들이 분석되고, 핵심 내용들을 교양용 또는 논술용으로 쏙쏙 들어오게 제공해주는 현대 사회에서 고전 원전을 직접 읽는 것은 일반인에게는 책 읽는 인내력을 길러주는 선까지만 유용할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지금 내 생각이 그렇다는 거지, 앞서 얘기했듯 나는 고전 원전을 읽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절대 그걸 해낼 수 없는 그야말로 계란, ㅈ밥이었다. 그래서 나는 쉬운 책들로 시작했다. '청소년을 위한 논어'같은. 대충 훑어보니 사진자료가 많은 역사교과서 비주얼이라서 편히 읽을 수 있을 듯했다. 기숙사 복도에서 좌로번호 하는 일석점호를 실시할 때 차례를 기다리며 논어를 읽으니 선배들이 감탄을 자아냈다.

공자는 '인'을 독백으로 자세히 풀어 쓰기보다는 깨우치고자 하는 제자가 질문할 때마다, 제자의 눈높이에 맞게 답하는 식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인은 어디에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 '먹는 것'에서부터 '천하를 내 것으로 만드는 것'까지 삶의 다양한 부분에서 공자의 답이 시전된다. 그만큼 많은 곳에 퍼져 있는 사람의 고민을 공자는 '예' 와 '경건한 마음'을 주무기로 해결해 나간다. 또는 그만큼 공자가 한결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특징인 것이리라. 인, 예, 경건한 마음에 웬만큼 푹 빠진 사람이 아니고서야 모든 상황에서 그것을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관용이 세상을 오히려 더 정의롭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공자의 가르침은 서구식 근대성에 큰 상처를 입었다. 공자가 뿌리내린 유교가 봉건적이며 옛 것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무턱대고 미래를 내다보았다간 큰 위험에 처한다. 과거의 옛 것에서 좋은 것을 추려 현재의 모난 점을 고쳐나갈 때, 비로소 미래를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외침을 담은 책이 우리나라에서도 출간되던 때가 있었다. 그때보다 나아진 것 별로 없이 각박해지기만 한 요즘, 과거를 돌아보면서 추스르는 시간이 필요할 때가 왔다.


그나마 책에 참견할 게 없어서 이번 글이 점잖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