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독후감

철학교사 안광복의 키워드 인문학 : 인간사의 다양한 방면에 녹아든 인문학적 사유

머니코드17 2020. 3. 6.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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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글 작성자 본인은 다음 링크의 '철학교사 안광복의 키워드 인문학' 게시글의 작성자와 동일함을 알려드립니다.

이 서평을 다시 언급하는 이유는 그때 썼던 글을 첨삭과정을 거쳐 지금 글 쓰는 스타일로 바꿔보고자 함이니, 그 점 참고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후 이 '다시 쓰는 독후감' 카테고리에 올리게 될 서평들에게도 이 점은 똑같이 적용됩니다.

애초에 도둑질할 목적이라면 원본과 고친글을 동시에 올리는 미친짓은 안 할겁니다.

 

 

철학교사 안광복의 키워드 인문학

키워드 인문학 작가 안광복 출판 한겨레에듀 발매 2011.03.10 리뷰보기 안광복이다. 우리 학교에 안광복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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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 때 안광복 선생님이 명사초청으로 왔었다. <열일곱 살의 인생론>을 읽고 한창 완벽하게 꿈 많은 열일곱으로 무장해 있던 터라 그를 직접 볼 수 있어 영광이었다. 다만 그날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하루였는지 매우 날카로운 목소리와 불편해 보이는 자세로 강연을 하셨다. 그 제스처까지도 기억이 난다. 내 상상 속의 '철학 교사'와는 다른 이미지였달까.

 

현대의 철학자들은 사람들에게 시대를 타고 잊혀지거다 추앙받는 인문학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사실 고전학문 종사자들이 다 비슷한 역할을 저마다의 분야에서 하고 있지 않나 싶다. 안광복은 한겨레신문에 2009년부터 1년 동안 '철학교사 안광복의 인문학 올드&뉴'를 연재하며 그런 일을 해 왔다. 이 연재분들을 키워드로 다듬은 것이 본 책, <철학교사 안광복의 키워드 인문학>이다.

 

본 책이 도서관 청구기호가 000(총류)으로 분류되는 데엔 다 이유가 있다. 안광복이 인문학의 검으로 다루는 이슈들은 '-이즘'으로 끝나는 사상들에서부터 괴벨스부터 마케터들이 애용한 선전의 기술, 의식주와 거기서 발전한 과학, 종교, 교육, 갈등을 넘나든다. 신문 연재기사답게 한 장 반 조금 넘는 간편한 글 분량을 하나하나 소화해 나가다 보면, 평호에 눈독 들이던 주제와 마주칠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꼬마 철학자 코스프레를 하는 열일곱 살 나의 체크셔츠 입은 가슴엔 불이 당겨졌다.

 

파시즘은 각박해지는 세상에 휩쓸려 다니다 심신이 다 지쳐 버린 사람들에게 독재를 '자신을 꽉 막힌 삶에서 탈피시켜 줄'구원자로 만들게 한다. 어설퍼서 무책임한 민주주의보다 열정으로 넘치는 뜨거운 독재가 낫다. 

 

고압적인 교사는 '규칙으로 어떻게 벌을 줄까'를 생각하지만 훌륭한 교사는 학생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일을 한다. 1만 시간의 법칙이 있는데 하루 열 시간을 책상에 붙어 앉아 있는 대한민국 학생들은 왜 전부 다 수재가 아닐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의 책이 '당연하기만 한 것 같은 사회를 두고 한 색다른 생각에서 나온 물음', 즉 세상에 대한 딴지를 거는 것이 나로선 무척 재밌게 읽혔다. 이 책에서 업그레이드되어 심화로 넘어가면, 문유석의 <쾌락독서>가 다음 독서 과제로 알맞지 않을까란 공상을 잠시 해본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모두 '색다른 물음'이 떠오를 때가 한 번쯤은 있을 것이고, 있어야 한다. 그 물음들의 축적이 인류의 지혜의 축적이고, 인문학이 되기 때문이다. 칼럼의 형식을 빌어 압축된 '물음'의 보고를 '다른 전공'이라고 치부할 것이 아닌 '교양서'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모르는 사이 점점 나의 당시 문체를 존중하고 있다...

계속해서 '다시 쓰는 독후감'을 올리며, 내가 지금 과거의 나와 진정으로 화해하고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