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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교육대기획 ‘다시, 학교’ 3부 ‘시험을 시험하다’

머니코드17 2020. 7. 1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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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다큐멘터리의 요지는 “배운 것을 많이 인출해라.”인 것 같습니다. 수업시간에 학습한 지식을 계속 꺼내 보고, 사용해보는 ‘인출’이 진정한 학습에 기여한다는 중심 내용은 다큐멘터리 내의 여러 사례들이 증명해주었다고 보기 때문에 저는 그 메인프레임의 중심과 주변부에서 관찰하였던 세부사항들을 인출해 보고자 합니다.

 

 

정보처리이론

다큐멘터리에서 학생들이 배운 것을 꺼내 보는 활동을 자주 ‘인출’이라고 불렀다는 점에서, 저는 이 다큐멘터리가 인지주의 학습이론 중의 하나인 정보처리이론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군 복무 중 대강으로라도 예습한 내용에 따르면 정보처리이론에서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변환되기 위해서는 ‘부호화’ 내지 ‘인출’이라는 작업이 필요한데, 부호화는 새로 배운 지식을 기존 지식과 관련짓는 조직화와 배운 내용에 추론이나 의미 해석 등을 덧붙여 주는 정교화가 필요한 반면 인출은 선생님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준비해줄 수 있는 쪽지시험 형태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본 다큐멘터리에서 인출이 적극 활용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만약 본 다큐멘터리가 심화되어 ‘불멸의 학습을 위한 조직화’란 이름으로 외전이 만들어졌다면 프로젝트에 나오는 선생님들이 조직화를 위한 마인드맵 수업과 토론수업을 준비하는 장면이 나왔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마 적극적이면서도 존중하는 상호작용이 중요한 토론수업은 학습의 질을 결정하는 변수가 통제하기엔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고려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2. 메타인지

소크라테스는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똑똑하다”라고 했습니다. 같은 이치로 매번 인출 경험을 해보는 학생들은 매번 똑똑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출을 통해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명확히 나누는 행위, 즉 인지에 대한 인지인 메타인지를 활용하고 키우는 것은 곧 자신이 모르는 것을 보충하는 데에만 한정된 자원인 시간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투자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큐멘터리 속의 블레이크 하버드 선생님도 “틀려도 (시험 전 수업시간마다 테스트를 해보는)지금 틀려보자”를 강조하고, 웅진씽크빅도 다음과 같은 광고를 했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어렸을 때 본 TV 광고 중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고, 그래서 수학을 풀 때마다 떠올렸던 광고 장면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3. 선생님도 진정하게 학습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선생님들이 후반부에 소감을 말하는 장면에서 쪽지시험들의 답안으로 학생들이 제대로 배웠는지 확인할 수 있고, 나아가 자신의 교수 태도까지 바꾸려 노력하게 되었다.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인출은 곧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주는 데이터이다. 인출이 잦으면 데이터도 더 자주 받아볼 수 있고, 학생을 더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다큐멘터리가 다루고자 하는 진정한 학습과는 다른 종류겠지만, 선생님들도 데이터로서 진정하게 각 학생들을 학습할 수 있었음을 이 소감들이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잘 배워주었는지, 그리고 아직도 기억하는지?”라는 질문의 답을 제가 교사가 되었을 때 학생들에게 듣고, 시간이 갈수록 제 학생들이 그 답변을 더 잘해나가는 장면을 상상했을 때의 느낌을 잘 기억해둬야겠습니다. 

 

 

4. 다다ebook선

배울 거리로 가득 찬 다큐멘터리에서 “내가 태클을 걸 부분은 없나?”하면서 꼬투리를 잡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찾은 하나를 설명드리며 본 리뷰를 끝낼까 합니다.

종이 학습지 나눠주기는 실제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업자료 배부 방식입니다. 종이 프린팅은 가장 기본적인 사무 업무이고, 대부분 업무가 종이 서류로 이루어지던 이전 세대 선생님들에게 가장 편하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저도 군 시절 나이 지긋하신 간부님들이 추상적인 정보를 요청하실 때나 제가 휴가를 부탁드릴 때, 일단 관련 엑셀 표나 휴가 공문을 인쇄해서 건네드리기로 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그렇게 편리한 만큼 과목마다, 교시마다 여러 종류의 프린트물들이 배부되다 보니 그것들을 모두 보관해야 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공부의 시작은 보통 평소 수업 때 받았던 프린트들을 ‘답이 채워진 상태로’ 전량 확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만약 빠진 부분이 있다면 친구에게 연락해서 프린트 촬영본을 받아내야 하는 등 공부를 시작하기도 전에 불필요한 시간 소모가 발생하는 겁니다. 제가 다큐멘터리에서 쪽지시험이나 사전검사용 설문조사 인쇄물들을 선생님들이 뭉치로 들고 와서 ‘뒤로 전달’로 나눠주는 장면을 보고 든 생각은, ‘ebook이 있었다면 저런 종이들이 다 필요 없었을 텐데’였습니다. 제가 프린트물 나눠주는 손놀림이 서툴러서 가진 불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자교과서가 적극 보급되려 했었다가 학생들이 너무 목적 외로 기기를 사용하고 효과도 예상보다 별로여서 포기됐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수업용 ebook기기는 여러 과목의 선생님들이 각자 만드시는 학습 프린트 원본 파일을 종합해서 띄워주고, 가정통신문과 설문조사 등 학교 운영용 서류도 통합해서 보관해주는 기능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학생들에게 파일철을 없애주는 역할만 하면 된다는 것이지요. 아마 종이 비용보다 기기 보급하는 비용이 더 커서 활용되지 않는 것일 겁니다.

사실 제 입장은 학습자료와 가정통신문 게시 기능에 각종 부가기능을 더한 앱 ‘클래스팅’이 학생들을 편리하게 해 주는 쪽으로도 더욱 활용되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지난 학기 과제였습니다.

<그림 2 – 학교 정보 플랫폼 ‘클래스팅(Class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