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법/작문/언어(문법) -> 문학 -> 독서(비문학)
화법작문언어는 국어 고득점을 목표로 한다면 웬만큼 잘 닦아놨을 '워밍업 스테이지'가 돼 있을 것이다. 문법 마지막 문제까지 푸는 데 늦어도 20분컷을 목표로 빠르게 국어뇌를 워밍업하자. 2017학년도(2016년 시행) 6평부터의 통합 국어는 문법 문제가 문학 지문이랑 합쳐서 나오는 등 지문 길이가 길어지는데 문제 푸는 데 활용할 부분은 옛날 스타일의 간략한 개념설명 분량이니 핵심을 잘 추리면 된다.
문학을 먼저 푸는 이유는, 읽을 지문도 길고 딸린 문제수가 많아서 촉박한 상황에서 당황하면 우루루 틀려버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비문학만큼 지문을 디테일하게 읽을 필요는 없지만, 비문학 과학/금융 지문에 털릴 때를 대비한 보험을 비축해둔다는 느낌으로 정성껏 풀자. 문학 공부는 저학년 때부터 작품 공부를 많이, 오래 해서 기본기를 늘리는 걸 목표로 해야 한다. 특히 그러면 제3외국어인 중세국어를 해독하는 게 자연스러워진다. 연계에만 의존하며 공부한 지문이 그대로 나오기를 기대하면 하수다.
비문학에 흠뻑 빠져들 시간을 못해도 40분은 남겨놓자. '40분 안에 지문 4개 못 풀겠냐?'하는 마음으로, 수술을 들어간다는 마음으로 진입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
어렵고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 같은 문제는 뒤로 빼서 나중에 푼다. 사실 이건 전 과목에 통하는 전략이다. 수학의 객관식 끝번이라던가, 영어의 빈칸추론이라던가.
가만 생각해보면 국어는 전형적인 재능충 과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이과를 막론하고 재능충은 시간이 20분씩 남는다면서 100점을 받아오고, 안 된다는 애는 항상 시간이 부족하고 80분을 꽉꽉 채워 푸는 것부터가 성공이다. 나는 지독한 후자였다. 시간을 어떻게 남길 수가 있지? 지문을 그냥 책 읽듯이 가볍게 읽으랬는데 디테일을 몰라서 문제를 풀 수가 없었다. 그게 내가 국어 재능충이 아니라는 증거였다. 그런데 3년 내내 국어교육과만을 고집했고 수시도 전부 국어교육과로 채웠다. 당시 나는 서재 속에서 학자처럼 사는 것을 인생을 사는 최고의 방법으로 여겼다. 굉장히 시대착오적인 학교 분위기도 내 가능성을 깎아먹는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한몫했다. 내가 만약 임고에 합격해서 교장선생님께 거수경례를 하는 오래된 학교에 발령된다면 그땐 매일 웃어젖히며 '관광'하는 기분으로 출근하리라. 어쨌거나 이 문제 푸는 순서는 재능충이 아닌, 울며 겨자먹기로 수능 국어를 풀어야 하는 '국어 부적응자'들을 위한 한 가지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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