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와 사상 학습자들에겐 열렬한 실용주의+실험주의자로, 교육학 학습자들에겐 '많은 외울 거'로 인식되는 존 듀이는 그 자체로 프래그머티즘적 해결 방법으로 보증된 주장가능성(warranted assertibility)을 제시했다.
보증된 주장가능성은 한마디로 '절대적 진리'를 듀이의 방식으로 대체한 개념이다. 상황을 막론하고 통용되는 해결책이 아니라 일단 살면서 맞닥뜨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보증된 주장가능성'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걸 몽키스패너라고 치면, 당장 고장난 기계의 볼트를 푸는 데는 몽키스패너가 유용할 것이다. 그러나 나중에 강아지가 아픈 데도 몽키스패너를 사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처럼 얼마든지 반박의 가능성이 있는 문제해결의 수단이 보증된 주장가능성인 것이다.
'하얀 거짓말'류에 속하는 거짓말이 보증된 주장가능성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대개 우리는 거짓말은 나쁜 것이며 정직함이 좋은 것이라고 인식되고, 그런 쪽으로 교육받는다. 그러나 간을 놓고 왔다며 일단 자라에게 잡힌 상황을 모면하는 <수궁가>의 토끼처럼, 그리고 그 고사에서 영감을 얻어 고구려의 감옥을 빠져나온 신라의 김춘추처럼 거짓말은 결과적으로 하는 사람의 신변을 나아지게 하는 기능도 한다. 그러나 이런 거짓말은 입장별로 또는 상황별로 언제든지 옳은 행위가 아니라고 반박될 수 있다. 당면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문제 해결의 쓸만한 선택지로 채택될 때가 있을 뿐이지 모든 상황에 들어맞는 불변의 해결법이 하얀 거짓말인 것은 아니다.
'대학생활&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일러식 교육과정은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낙관주의에 기초했다 (0) | 2021.01.08 |
---|---|
중등학교 교육은 왜 아직도 형식도야설인가? (0) | 2021.01.02 |
실생활 중심 진보주의 교육 vs 문화유산 중심 전통주의 교육 - 본질주의자 베이글리(Bagley)의 관점에서 (0) | 2021.01.02 |
우리나라 학제를 변경한다면? (진로교육 중시 방향) (0) | 2020.12.31 |
프랭클린 보비트의 커리큘럼 비유(공장)에 대한 소고 (0) | 2020.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