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문학

블로그 포스팅 알바 후기

머니코드17 2020. 6. 3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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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인 포스팅 알바 구인공고

 

지금은 하지 않는 블로그 포스팅 재택알바를 했던 썰을 풀어보고자 한다.

 

2020년 1월 동안 했다. 알바를 시작하기에는 3월에 타지 대학교 기숙사를 '당연히'가야 할 거라고 생각해서 무리라고 판단했다. (난 1월에 막 전역한 상태였다) 당시 이 '머니코드의 기록문학'블로그는 존재하지도 않았고 10살 때부터 가끔 갖고 놀던 네이버 블로그가 전부였다. 게시물은 1200개 정도로 많지만 키워드고 태그고 하나도 고려 안된 투데이 많아봤자 20인 그렇고 그런 블로그. (고등학교 때 그 블로그를 반짝 활용해서 진로대회 교내상을 휩쓸어 주제에 그 블로그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했다 ㅋㅋ "서로이웃 거절~~")

 

군대 인트라넷에서 '광고글 올리는 블로그 알바'썰을 간간이 보아왔고, 이게 과외보다도 고효율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혹했고 혹한 게 생각나서 시작한 것 같다.

 

알바 구하는 방법은 딱히 어렵진 않았고 그냥 알바몬&알바천국에서 손쉽게 구해졌다. 생각보다 블로그 포스팅 구인광고가 많았고 어차피 재택이니 전국단위로 검색하면 수두룩하게 모집공고가 나왔으며 골라잡기만 하면 됐다. 소수 업체가 전국각지에 모집을 걸어놓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맛집 뷰티 등등 주제는 어차피 원고를 받아서 올리는 거니 상관없었지만 법률 쪽이 뭔가 있어보이고 건당 5만원으로 비교적 높아서 그쪽으로 지원했다.(변호사 사무소 광고 글 올렸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알바몬에 일단 건당 5만원으로 걸어놓고, 실제론 건당 2만원이다. 조회수가 높은 등 활성화가 탁월한 블로그는 건당 5만원의 광고를 주는 것 같다. 모집요건의 '오랫동안 방치한 블로그도 상관없어요'를 철저히 만족하는 블로거라면 일단 건당 2만원 받는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방에서 손가락 까딱해서 2만원 받는거면 호강이지 ^^)

 

처음 지원을 넣게 되면 근무시간 쯤 문자 또는 전화로 연락이 온다. 거의가 '연두색강아지 43255'이런 괴상한 단어와 숫자로 제목+내용을 똑같이 해서 본인 블로그에 걸어놓으라 한다. 네이버 검색창에 노출이 되는지 테스트를 하는 것이다.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 (태그는 달지 말라고 지시를 해주겠지만 안 해줘도 달지는 말자.) 정상적으로 노출이 되는 블로그라면 1~2일 있다가 노출이 될 것이다. 뭐 그런 확인은 업체가 해줄테니 몸소 자기가 올린 단어+숫자를 초록창에 쳐가며 애태우진 말자 ㅎㅎ 노출이 되면 업체가 광고 가능한 블로그라고 판단하고, 그때부터 구체적인 '건급협상'과 원고 제공을 시작할 것이다. 나처럼 노출도(활성화 정도, 네이버 검색 페이지에 몇 페이지쯤 노출이 되는지)가 'A급은 아니고' 시원찮은 블로그는 건당 2만원으로 광고제공을 제안하거나 지속적 블로그 관리가 어려운 사람을 위해 장기간 블로그를 그 업체에게 임대하고, 광고 약 10개치 목돈을 일괄로 땡겨받는(후불일수도 있다) 대안을 제시한다. 나는 내가 직접 2만원 받고 올리겠다고 했다. 노출이 안되면 업체는 둘 중 하나의 행동을 개시한다. 1. 정중하게 광고제공을 거절하거나 2. 아무 연락도 안 준다. 

 

보통 신청하면 이런 테스트 절차를 거친다. 내 네이버 블로그 주소가 저기 써 있는데 뭐.... 별거 없는 블로그니 보셔도 됩니다! ^^

 

원고를 줄 때는 (나 기준) 광고용 사진 몇 장, 원고 텍스트 파일, 15초 내외 동영상 파일 1개가 압축된 파일을 준다. 동영상은 별 대단한건 없고 배너가 15초동안 가만히 떠있기만 하는 동영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컨텐츠 수를 늘려서 노출이 잘되게 하려는 목적인 듯하다. 아마 대다수 업체가 같은 방식일 것이다. 구체적인 글 올리는 방법은 업체에서 자세히 안내하겠지만 결과적으론 텍스트 중간중간에 제공한 사진이 올라가게 하면 된다. 잠시 반대로 생각해보면 검색시 뜨는 블로그 글들이 '무심하게 일정하리만치' 글 몇 줄마다 사진이 띄워진 형태라면 십중팔구 광고알바글이라 보면 된다.

 

폰으로도 블로그 앱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업무였지만 건수가 있을 때마다 '소중한 일이었기에' 새로 산 노트북을 열어 압축파일을 풀고 능률적으로 포스팅했다. 담당자에게 링크를 보내 게시했음을 인증하면 약속한 금액이 계좌로 들어왔다. 10만원 정도 벌었을 땐 "이제 외식비 걱정은 없겠구나"싶었다. 손수 번 돈으로 커피원두도 사고 스팀 결제까지 했을 땐 전역 후 처음으로 행복했던 시기였다.

 

그렇게 '감정이 행복해진' 직후 담당자에게서 다신 연락이 오지 않았다. 보통 돈을 받고 길어야 일주일 이내에 다른 파일을 줬는데 이번에는 1달을 기다려도 오지 않았고, 담당자랑 업무 이외 연락은 전혀 주고받지 않았기에 (당연하지 ㅋㅋ 우주 4대 힘이 친화력/말놓기력/애정력/연락받기력인 mbti EEEE쯤이야 업무관계자랑 친구먹을까?) "아 그냥 짤린거구나"생각하고 안 온 지 일주일 후부터 그냥 놓아버렸다. 내가 담당자였어도 사람들이 볼까말까 장담도 못하는 블로그에 광고비로 몇십만원을 쏟아붓고 싶지가 않았을 거였다. 그렇게 나의 자격지심을 깨닫고 '단타로 땡긴' 10만원은 2달 만에 핸드폰 요금과 애플뮤직으로 증발해버렸다. 제로에 가까운 직무 숙련에의 노력과 육체적/정신적 노동 없이 10만원을 번 경험(락페 2일치 티켓값이자너 ㅎㅎ)을 계속해 보고자 이후 꽤 많은 알바몬/천국의 포스팅 알바 광고를 지원해봤지만, 내 블로그가 광고글로 인해 저품질을 먹어버렸는지 '연두색강아지'가 노출이 안 된다고 계속 퇴짜를 맞았다.

 

이상 짧은 블로그 포스팅 알바 후기였다. 결국 인터넷의 클린한 정보수집에 미세먼지 같은 영혼 없는 광고풍경 조성에 나무 한 그루 정도 이바지했다. 결국엔 오래도록 쓸모를 다할 내 컨텐츠를 만드는 게 정답이란 결론에 이르렀고, 지금 이 블로그란 스노우볼을 굴리고 있다. 언젠간 달고 말겠다 애드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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