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독후감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 호밀밭의 파수꾼

머니코드17 2020. 5. 2.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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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질풍노도의 전형을 보여준다. 주변 사람들이 가하는 의무와 요구들을 무시해 버리고, '그냥 그러고 싶으니까'란 이유 하나에 멀리 떠나버린다.

부럽지 않았다. 그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해 가면서까지 그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는 '여동생의 사랑스러움'이었으니까. 여동생 같은 아이들의 순수함을 지켜주기 위해 호밀밭에서 낭떠러지로 떨어지려고 하면 손을 잡아주는 일을 하고 싶다니 군 복무중이었던 내게는 고3이 매일 저녁마다 아빠와 캠핑을 떠나겠다는 말과 다를 게 없어보였다.

주인공이 느끼는 자의식 과잉과 질풍노도는 사실 순수함의 최종 진화형이라는 역설을 보여주려는 작가의 의도였을까?

이성의 사랑을 얻으려 매력을 향해 몸부림치고 비슷한 것을 향해 비슷한 방법으로 행동하는 법칙은 아동심리학 등에서 파악된 지 오래다. 수많은 사례들이 증명하듯이, 우리들은 그런 식의 행동을 성숙해지기 전에는 저지를 수밖에 없다. 지랄 보존의 법칙이라고 나이를 초월한 법칙이 있다...

운명같은 치기는 내게도 적용된 지 오래다. 일단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지도 않은 채 그 책에 대해 독서토론하는 수업시연을 대학교 1학년 때 준비했었다. "과제 해야되는데 책 읽지도 않은 나 멋져!"라는 허세를 얻으려고. 이렇듯 지랄 보존의 법칙을 그린 책은 독자가 보존했던 지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