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밤늦게 공부를 해본 사람이라면 캔커피나 에너지음료 같은 카페인음료를 접해 보셨을 겁니다.
잠을 쫓기 위해, 그리고 적당히 당 충전을 하기 위해 마시셨을 텐데요.
애초에 그런 목적으로 먹는 거니까 기호에 따라 다양한 음료 중 하나를 골라 드시던 분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매점이나 편의점에 늘어선 갖가지 음료들을 "오늘은 이거!"하면서 골라먹는 재미도 은근 있죠.
그런데 계속 마시다 보면 한 캔/병에 보다 많은 카페인 함량(mg)이 든 것을 찾아가게 되더라고요. 달달한데 잠도 안 깨는 것 몇 병씩 들이킬 돈도 없고 효율이 최고니까...
그렇게 엥간히 밤샘공부를 카페인에 의지해 버티던 시절이 지나면 흔히 하는 착각이 '나는 카페인에 친화된 인체를 가졌다. 카페인은 많으면 많을수록 나를 활기차게 한다.'입니다.
보통 이런 착각에 한번 빠지면 밤에 불면증을 겪더라도 다음날 다시 카페인으로 각성하면 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카페인을 일일 400mg이상씩 들이켰다가는 탈모에 이르게 됩니다.
왜 갑분탈인지는 일일 카페인 권장 섭취량인 400mg을 넘어가면 모발 성장에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 아래로 섭취하면 모발 성장에 도움을 주고요. 카페인을 머리에 직접 바르라고 만들어진 알페신 샴푸도 있잖습니까(커피 40~50잔을 마셔야 두피까지 효과가 가는 카페인을 피부장벽에 직접 쏘는 식입니다).
그게 저에요.
미치겠습니다.
"커피 못잃어"라서...
그래서 이제부턴 하루에 무턱대고 커피 마시지 말고, '다다익선인 줄 알았던' 카페인 함량을 이제부터는 계산하면서 마시기로 했습니다.
커피숍의 아메리카노는 하루에 두~세잔정도는 괜찮다고 보는 게 학교의 점심입니다. 제가 커피숍에서 사먹지 않고 직접 원두양을 조절해서 진한 커피를 추출하는 탓에, Koryeo할 필요가 있어서 그래요..
그럼 커피 카페인의 주원인인 원두의 g당 카페인은 얼마일까? 그리고 어떤 추출방법을 써야 카페인이 가장 적게 나올까?
1. 원두와 물이 닿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닿는 물의 온도가 높을수록 카페인이 많이 나옵니다. 이 점을 생각하시면 원두(가루)와 물의 접촉시간이 가장 길고 온도가 가장 높은 추출방법이 가장 카페인이 높겠죠.
2. 그리고 그건 핸드드립입니다. 핸드드립에 사용하는 원두의 g에 13~14을 곱한 값이 카페인 mg입니다. 보통 1인분에 원두 30~35g을 분쇄하니 30 x 13 = 390(mg) 헐... 이 값을 보고 저는 모카포트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맛이 깔끔하다고 카페인이 적은 건 아니었군요. 물이 느리게 떨어지는 멜리타 드리퍼의 경우 더 높게 나오기도 합니다. 푸어오버 기법을 써도 물이 필터 위에 오래 고여있으니 카페인이 더 높겠군요. 핸드드립을 할 땐 100도의 팔팔 끓는 물을 쓰면 부정적인 맛을 내는 성분이 추출되기도 하므로 96도 이하의 물을 붓는 것이 좋겠습니다.
3. 에스프레소는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커피를 추출하므로 드립보다는 카페인이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1인분에 원두 약 18g을 사용하고 12를 곱하면 18 x 12 = 216(mg). 모카포트는 가정에서 손쉽게 에스프레소를 얻는 방법이므로 에스프레소와 같게 보시면 될것 같습니다. 아메리카노는 일반적으로 에스프레소 1샷+물이므로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겠죠? 커피전문점에 따라 1샷에 드는 원두 양을 15g 정도로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4. 프렌치프레스? 그 물에 장시간 담그는 침출식? 단연 카페인 최강입니다.
5. 콜드브루도 물에 오래 닿지만 물 온도가 낮으므로 프렌치프레스보다는 카페인이 적게 나옵니다.
(탈모때문에 알게 된) 커피 추출방식별 카페인 함량을 알아보았습니다.
근심거리 하나 또 늘었네.
이 카페인의 공포로 인해 저는 매일 마시던 커피를 3일에 한번꼴로 마시게 되었습니다.
제발 이 카페인 총량의 감소가 머리를 자라나게 하길...
400mg 데드라인에 목숨 건다고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절박하므로 이해해주세요. 400mg이 성인 기준 일일 카페인 권장량인건 맞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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