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 처세술

(대학생활 미리보기) 동아리는 1학년부터 들어놓자. 단 하고싶으면!

머니코드17 2020. 6. 1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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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정답이 없지만 시간을 헛되이 보내면 안 된다는 원칙은 있다. 인생에서 매우 지엽적인 대학생활은 그 원칙이 더 선명하다.

 

 고등학생 때부터 나는 동아리의 중요성을 공식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알고 있었다. 내신을 따기 어려운 고등학교에 들어갔으니 입학사정관제(탑골 학종)의 '비록 성적은 낮지만 나의 꿈을 위해 영웅적 노력을 했다'는 증명 수단이 필요했고, 빽으로 들어간 고등학교가 아니었으므로 동아리의 선후배들은 잠재적 인맥을 의미했다. 그러나 나는 한참 미숙했다. 입학 직후 모든 1학년생들이 평등했을 때도 나는 서너 군데의 동아리 면접에서 떨어졌다. 1살 많은 형누나들이 집행하는 면접이니 공정성은 기대하기 힘들었겠지만 적어도 그들의 마음을 사는 데는 외모적으로도 분위기적으로도 실패했었다. 당시 나는 그러는 방법 자체를 몰랐다. 아마 그 상태로 바로 군대를 갔다면 마음의 편지를 쓰기도 전에 병사들 사이에서 먼저 살해되었을 것이다. 지지지 지금은 아니다. 관심병사로 전역하지도 않았고 면접 보고 대학과 알바에 붙었잖은가? 사실 정시 합격은 학종 준비가 험난했던 내 생활 성적표에 대한 내적 복수였다. 내가 나에게 하는 복수란...

 

 한번 동아리 낭인이 되니 2학년 때 추가모집 면접에선 조언에 따라 춤을 추고 바닥에 굴러도 소용없었다. 타의로 시류에 속하지 않는 학자연 선비 이미지를 구축해가던 내가 면접에서 춤을 췄을 때 동기들은 얼마나 기분이 끔찍했을까? 각설하고, '동아리를 꼭 들자! 고등학교나 대학교나 1학년 때부터 반드시 붙어야 안정적으로 학교생활(인간관계) 기반을 다질 수 있다!'를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동아리는 이론적으로 비정규적 교육의 한 형태며 인생의 필수가 아니다. 헬스 PT를 받고 싶지 않으면 안 받아도 되는 것처럼 동아리에서 얻는 인맥, 지지 기반, 활동 경력이 장기적으로 필요 없다고 느껴지면 하지 않아도 된다. '남들 따라서'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다 같이 들거나, 다 같이 안들거나 하지만 않으면 된다. 그리고 이 결정 시기는 빠를수록 값지다. 제목처럼, 1학년 때부터 들어야 '할 거 다 할' 수 있다. 3학년 때부턴 취업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원리다. 3학년, 4학년이 되어서도 동아리의 주축과 학점 관리+스펙/고시준비를 동시에 해낼 수 있는 괴물이야 존재하지만, 본인이 해당할 것 같지 않다고 생각되면 에너지를 아껴놓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