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차분하게, 남들과는 침착하게. 그러니까 즉 조용히 강하고 싶다. 학년 초마다 학교에서 자기소개서를 쓰라고 하면 엄마가 꼭 써주시는 자녀의 장점이 '차분하다'였다(그래도 엄마 말로는 쓸 게 없으셨단다). 이것은 곧 곰곰이 따져 보면 생각나는 나의 진짜 장점이 되었고, 지금은 이렇게 나를 다스리는 좌우명으로 자리잡았다. 이 깔끔하고 차분한 성격은 아빠를 닮았다. 실제로 아빠는 매우 온화하시다. 가끔은 나도 아빠가 되면 나만의 활기를 겸비하면서 자상함만큼은 우리 아빠를 닮겠다고 다짐한다. 일단 차분하면 좋은 게, 깔끔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계획을 세워 하나 하나 완수해 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보람을 느끼면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만족감에 양 손을 가볍게 비빌 수 있다. 필리어스 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