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도서관이나 독서실 칸막이 책상에 들어가기를 꺼린다. 공부가 최대로 잘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말 어쩔 수 없을 때나 들어가는 곳이다. 철저히 내 취향이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부 장소는 개방된 책상 위, 그것도 1인용 공간만 있는 좁은 교실 책상 위이다. 그러나 단지 취향이라고 치부한 다음 매일 자습시간을 이동시간으로 좀먹고, 수능 직전까지 독서실의 적막과 칸막이 속에서 안전을 만끽하다가 고사장으로 나와 버린다면 문제는 생길 것이다. 교실은 곧 수능 고사장과 동일한 환경이다. 급우들이 내는 적정량의 소음은 몇 개월씩 듣다 보면 수능 고사장에서 감독관이 오래된 마루를 밟고 삐걱거리는 소리, 옆에서 종이 넘기는 소리, 수학 푸느라 연필 문대는 소리, 히터 소리 따위에 면역이 되게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