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생활 2

군생활 중 한 자기계발

내가 이만큼이나 성실히 살았다고 자랑할 의도는 없다. 성실해봤자 지금이 더하므로. 일례로 지금 하는 건 비전이랄 게 있지만 그땐 순전히 부대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 내지 포상휴가를 따기 위해서가 자기계발의 주된 목적이었다. 한낱 근무시간 휴게실에 짱박혀서 하는 독서도 분주하지만 쓸데없게 돌아가는 우리 군의 군수체제에서 한 걸음 물러서게 해 주었다. 1. 한국어문회 한자검정 3급 (2019. 1~2) 개인적 욕심으로 이름 있는 검정기관의 급수를 따고 싶었다. ybm 상무한검에서 운좋게 1급을 얻어냈지만 자랑하기 쪽팔렸다. 이걸 딴다고 군에서 딱히 포상이나 가점을 준 기억은 안 난다. 1달쯤 잡고 공부했는데 정말 가망이 없어서 시험 보러 외출하는 날 '째고 그냥 밖에서 시간때우다 올까, 그냥 칠까'를 생활관 ..

기록문학 2020.08.22

당직

미입대자 시점에서 공군은 몸이 많이 편해 보였다. 혹한기니 유격이니 없다고 해도 그건 훈련 자체가 없다는 말로 일단 들렸고, 짜증나기로 사회에 널리 알려진 '불침번'제도도 없다고 들었다. 그럼 비행기 조종도 안하는 병사가 공군에서 하는 게 뭐가 있지? 정말 새 쫓고 활주로 닦기뿐? 나는 "군생활 내내 ~~만 하다(주로 일상적인 한 가지 일. 커피타기, 화단에 물주기 등) 전역했다"라는 군생활 후기를 참 좋아했고, 롤모델로 삼았다. '일신의 안위'만을 원했기 때문에 3군 중 공군에 입대한 것이다. 공군 출신들은 다 아시겠지만 유격 있었고, 공군에서도 병사가 할 일은 차고 넘쳤다. 24시간 감시업무가 아닌 이상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면 예외 없이 한 달에 한두번 꼴로 당직을 서야 했다. 상병을 달자마자 섰던 ..

기록문학 2020.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