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첫 수학 중간고사에서 27점을 맞았다. 그 점수를 맞기까지의 여정은 지금도 진주알을 꿰듯이 서술할 수 있다. 철저히 수능 평군 1.8등급의 관점에서 재판하자면, 내가 중학교를 다니던 곳은 물학군이었다. 그 안에서 반 1등, 전교 십등 안에서 노니 일진부터 학원 선생님들까지 함부로 못하는 배리어(...)는 당연히 씌워졌고 나는 그 달콤함을 느끼며 안전히 중학시절을 마쳤다. 언제나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고 다녔기에 친구들은 아직도 그때를 나의 리즈시절이라고 부른다. 이 글에서 쓰게 될 고등학교 수학 27점을 비롯한 뒷일들로 인해 나는 그 말만 들으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 당시엔 특목고 열풍이 불고 있었고 나는 나름 힘을 써서 전국에서 신입생을 모집하는 명문고에 들어갔다. 입시설명회에서 그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