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

라이프스타일의 주도권

몸빼 재질의 바지와 일부러 오버로 산 후리스를 실내복으로 항상 입는다. 스타일을 구기지 않으면서도(당장 줌을 키고 강의를 들어도 문제없을 정도) 이만큼 편한 옷이 없다. 그전까진 2009년부터 입던 다 쭈그러든 후드티, 허리 고무줄이 과하게 짱짱해 허리에 항상 자국이 남는 추리닝을 착용했다. 후드티가 잠옷으로 불리한 게 머리 안 감은 날 편리한 후드는 누울 땐 그저 목 뒤에 뭉쳐진 천 쪼가리이기 때문이다. 집업으로 입고 벗기 편하며 뒤에 모자 없는 후리스가 가장 낫다. 군대에서 터득한 지식이다. 허리 고무줄은 아마 학창시절 사진 속의 내 얼굴이 달덩이였던 이유가 혈액순환에 문제를 겪었기 때문이 아닐까... 잠은 또 어떻게 잤는가? 지쳐 쓰러질 떄까지 비생산적인 공상을 반복했다. 가뜩이나 운동 따위 하지 ..

기록문학 2021.02.20

밤에 쓰는 글

잠이 너무 안 온다. 읽을 책도 없다. 누우면 침대가 눅눅하고 온도는 추움과 더움의 양극을 오간다. 코감기까지 걸려서 체온조절이 더 안되는 것 같다. 뭔갈 하다가 지쳐 수면욕이 내 몸에 가해지는 불편을 이길 때까지 기다렸다 잠들어야 한다는 처지가 역겹다. 그리고 지금도 그 짓을 하고 있다. 요즘 나는 강제개행을 하는 식으로밖에 글쓰기를 못 하나 보다. 좋은 연설문이지. 내 인생에 연설은 없을 거라고 점쳐놓은 시절 써놓은 글은 문단 구성이었다. 모든 걸 설명하려 했고 모든 걸 조심했다. 자진해서 세상 속에 은둔하길 원했던 그때로 돌아가길 원치 않으면서도, 그때만큼 순수한 태도로 생각과 탐색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현재의 한계가 아쉽다. 나는 매우 최근에 갖게 된 이 외향적인 태도가 앞으로의 내 삶에 가능성을 ..

기록문학 2020.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