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커피 4

군차(軍茶) 변천사

내 군생활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중소기업 잡부'였다. 병사들이 저마다 컴퓨터 하나씩 끼고 사무업무(보급 전산)를 보면서도, 필요하면 밖으로 나가 상하차부터 창고 공사까지 근육을 사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건설현장에서 특별한 기술(용접, 목수 등) 없이 그저 필요할 때마다 나르기만 하는 잡부와 유사한 포지션이다. 건설 잡부였기 때문에 중간마다 종이컵 커피로 휴식타임 때릴 시간도 있었다. 오늘은 그 휴식타임에 뭘 마셨는지 변천사를 알아보고자 한다. 커피믹스 일이병이 눈치 보면서 마실 수 있는 것의 시작은 당연히 휴게실에 비치된 커피믹스부터였다. 가장 제너럴한 '노란색'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가 가장 많이 보였다. 공사 인부아저씨가 사회에서 들고 온 '하얀색' 맥심 화이트골드를 몰래 하나 먹어본 적이 있다...

기록문학 2020.07.23

2번째 마트 원두 - 쟈뎅 클래스 레귤러 블렌드

노브랜드 원두를 잘못 보관해 '김치 원두'로 만들어버린 다음, 새 원두를 찾아 나섰다. 탈모로 인해 디카페인 원두를 고려해봤으나 반깎이 보장되는 풍미에 포기해버리고... 커피창고 쇼핑몰에서 200g씩 배달시키는 원두는 맛은 괜찮았으나 금방 동나 번거로웠다. 이런 복합적인 이유들이 합쳐져 결국 마트에서 500g씩, 1kg씩 대량으로 파는 원두에로 손이 다시 갔나 보다. 카누와 맞먹는 보급률과 상보적인 맛을 자랑하는 커피스틱으로 익히 알고 있는 쟈뎅 꺼를 써보기로 했다. 엄마가 진한건 먹지 말래서 다크 말로 레귤러 블렌드로 샀다. 싱글 오리진을 내심 더 원했지만, 마트에서 그걸 고르자니 너무 비싸게들 팔고 있었고 블렌드의 밸런스 잡힌 맛도 충분히 즐길 만하다고 판단했다. 보시다시피 이 봉지의 치명적인 단점은..

여가 2020.05.30

핸드드립커피를 마음으로 내린다고 하는 이유(주관적)

흠..ㅋㅋ 핸드드립에는 정답이 없고, 마음으로 내린다고 하죠.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하다보니 맞는 말 같습니다. 저처럼 싸구려 장비로 시작하는 맨땅헤딩형 핸드드리퍼는 "이번엔 똥맛 커피를 만들지 말자!"는 열망으로 매일 커피를 내리기 시작합니다. 그런 열망으로 시작하면 분쇄도 천천히 하게 되고, 뜸들일 때도 물줄기를 어긋나게 하지 않고, 과추출은 삼가고 등 모든 과정을 대충 할 수가 없어져버리더군요. 또 n차 추출 간 거품이 꺼지길 기다리는 동안 드리퍼 밑으로 물이 정상적으로 흘러내리나도 체크하게 되고요. 또 그걸 보고 있으면 방금 부었던 물이 충분히 빠져나가는지도 알아서 체크하게 됩니다. "거품이 가라앉자마자 붓자!"같은 한 가지 척도에만 집착하면 꼭 결과가 망하더라고요... 조금 더 여유롭게 지켜본다..

여가 2020.05.05

커피창고 원두 - 브라질 옐로우 버번 핸드드립 리뷰

애용하는 커피 쇼핑몰 커피창고에서 '4월 이달의 반값'으로 브라질 옐로우 버번이 올랐습니다. 커피창고 과테말라 안티구아가 스모키한 향이 매우 훌륭해서 그걸 사려고 했는데 반값이라서 이걸 샀네요. 사면서 기대한 맛은 '버번'이니까 내가 좋아하는 '버번 위스키'맛이려나? (전혀 아니었다) 향 : 엄청 재밌습니다. 뭔가 진짜 노란색의 자유분방함과 민첩함이 떠올랐어요. 맛 : 이퀼라이저로 치면 산미와 바디에 올스탯 투자한 V자 곡선 느낌 중간의 구수함... 뭐 그런거 다 어디감?!!! 아이스커피를 시도하면 훌륭한 맛을 낼거라 생각됩니다.

여가 2020.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