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나는 일이병으로 개차반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같이 혼나는 군생활 동기들과 BX에 가는 걸 낙으로 삼다가 밤에는 독서실에서 찌그러진 시간에 대한 보상을 받아내겠단 다짐을 적었고, 그렸다. 조만간 그 그림노트를 불에 태우거나 물가에 던져야겠지. 자꾸 남이 모르고 볼 때마다 내 감정을 수치심에 투자하고 싶지 않다. 여하튼 그림으로까지 승화될 자신이 있었던 나의 '복학 드림'은 계급이 차고 군대 안팎에서 의미 있는 체험들을 해 나가며 감소했지만 전역하는 날까지는 남아 있었다. 2020년 초 겨울은 그렇게 춥지도 않았고 나는 운전면허를 따고 팩토리오를 하며 공식석상에 등장할 날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가 터지고 학교에 갈 날은 9월로 날아가고 나는 방구석에서 사이버로 복학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