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등학교 때 그럴듯한 동아리활동을 해본 적이 없다. 학교를 성실하게 다닌 것 같은 결과값의 대학을 다니고 있지만 정작 내 학교생활은 여러 곳에 구멍이 나 있다. 동아리가 잘 이루어졌을때의 가치를 알아서 그렇게 느끼는 거다. 중학교 땐 그럴듯한 동아리가 있었다. 바로 학교 도서관을 관리하는 도서부원이었다. 지금이야 찐따 1픽 스펙이지만, 그땐 나름 권위의 상징이었다. 지도교사가 워낙 군기를 잡고 독불장군이어서 애들도 따라 조폭화되었던 걸수도 있다. 확실히 도서도우미 완장을 달고 교실마다 쳐들어오면서 책 반납하라고 불호령을 치고 나가는 선배들의 모습은 뭔가 좀 무서워보였다. 그럼 중학교 초반엔 하나의 찌끄레기였던 내가 어떻게 그런 완장질을 할 수 있었는가? 간단히 뭉뚱그리면 '능력주의 채용'으로 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