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

나의 첫 홈'기타'레코딩 #2 - 각종 주변기기의 까탈스러운 조건에 대하여

머니코드17 2020. 7. 1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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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저기 살고 싶어...

오인페랑 daw만 깔면 끝난 줄 알았는데 5.5파이 단자(두꺼운 이어폰 꽃는 단자라 생각하시면 될듯요)라고는 기타에 꽃는 케이블이 전부였던 '비음악인' 저는 락프로 오인페가 5.5파이 헤드폰잭으로만 아웃풋을 허용한다는 것을 '시행착오 끝에' 겨우 알아내고 절망했습니다.

 

뭐 ㅈㄹ할거 있나 인터넷에서 이런 총알잭 사면 되지

 

칼론 3.5F/5.5M 고급형 스테레오 변환젠더 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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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데 그날은 이미 프리버드에서 기타 클리너를 배송시킨 날이었다는...

990원짜리 살려고 배송비 2500이 추가로 드는게 짜증나서 오인페를 며칠 묵혀두고만 있다가

어느날 아침 일찍 일어난 김에 시내로 뛰쳐나가 악기상에서 2000원 주고 총알잭을 사왔읍니다.

 

인풋/아웃풋이 모두 인식됐으니 daw가 일할 준비는 끝났다. 나의 20만원짜리 픽업이여 현의 진동을 입력해라!!!

 

총알잭에 꽃은 이어폰 : .......읍......직

 

뭐? (기타줄을 탱탱)

 

잉어킹처럼 무능한 잉어폰 : ....직........지......끅

 

제가 쓰던 평범한 이어폰이 소리의 출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노이즈만 계속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어딘가 '덜' 단선된 좀비가 된마냥...

 

이 이어폰은 못써먹겠단 생각에 앰프에 꽃고 놀던 '친구산 5000원 게이밍 헤드셋'을 꽃아봤더니 이번에는 정상적으로 소리가 나서, 그날은 헤드폰으로 녹음했습니다. Oasis의 Supersonic이었습니다. 갑자기 현타를 느낀 노엘이 지금껏 오아시스의 노래를 다 분서갱유한다고 선언하여 오아시스의 노래가 지구상에서 다 삭제되는데 하나만 갖고 튀라고 하면 전 이 곡을 집을 겁니다

암튼 정상적으로 피드백이 들어왔으므로 리드, 리듬, 솔로 녹음을 1절까지만 마치고 오디오로 뽑아봤습니다.

 

mp3로 뽑고 난 다음 컴퓨터에 일반 이어폰 꽃고 들어봤더니

 

당연히 '풍~부한 저음의' 게이밍헤드셋으로 들을 때보다 훨씬 심심하고 썰렁한 소리가 났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 왜 모니터링 모니터링 헤드셋 거리는지 알겠다. 원곡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지 정확히 들리는 대로 곡을 만들어야 되는구나'

 

당근마켓 : 응 검색창에 '모니터링' 치면 모니터링의 가치를 아는 음악인들이 10만원으로 올려놨을 거고

'헤드셋' 치면 시중에 흘러넘치는 게이밍 헤드셋만 돌아다녀

 

일명 '가성비' 모니터링 헤드셋도 10발부터 시작해야 "우하하! 저렴해!"이러는 높기만 한 전문가의 벽...

간단히, 정말 가볍게 레코딩을 성공시키고 싶은 저같은 취미대학생 나부랭이는 그냥 일반 헤드셋 갖고 와야 하는 겁니다.

근데 집에 제가 들여놓은 친구산오천원발게이밍헤드셋 말고는 헤드셋이 없네요.

하이마트에서 파는 헤드셋들은 성향이랑 가격대 편차가 너무 심했습니다. 2~3만원 정도에 적당히 플랫한 음색을 들려주면 되는데(모니터링용이 대부분 플랫이죠. 소리를 균형있게 다 들어야 되니까) '즐겁게 음악감상을 하고있는 수상한 여성분이 그려진' 만원 이하 헤드셋부터 저음빵빵 채널빵빵 진동빵빵 조명빵빵 10만원이상 게이밍 헤드셋이 전부.

 

이런 복합적 이유로 이어폰으로 옮겨갑니다. (모든 이유의 뿌리는 예산이지만)

모니터링의 정석은 헤드폰이지만 어찌됐건 '특수한 상황'을 위해 모니터링 이어폰이 조금 더 싼 가격대에 존재는 하고 있으므로.

 

사실 전 2017년도에 애초부터 구매한 모니터링 성향의 이어폰이 있었습니다.

'무려 오디오테크니카'의 ath-ckb50.

 

Audio Technica ATH-CKB50/GD Headphones Balanced Armature ATHCKB50 Gold /GENUINE | eBay

Clean, clear sound BA driver. Output sound pressure level: 104dB / mW. Frequency range: 20 ~ 15000Hz. Loop support for comfortable f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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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금봐도 멋지게 생겨먹었다...

하지만 그땐 daw에 접근조차 못한 채 '언젠가 홈레코딩을 할 거니까 미리 모니터링을 사놔야지'하고 덜컥 6만원 주고 사놨다가(지금보다 돈이 더 없던 대학생이라 국민 오버10만원 이어폰인 슈어 se같은건 꿈도 못 꿨음), 이리저리 갖고다니고 주머니에 구겨넣으며 실컷 듣다가 1년도 못 가 단선되어 한쪽만 들리는 장애이어폰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앰프에 꽃고 웬만큼 쎄게 올려도 한쪽은 쾌청하게 들리는데 아 ㅠㅠ 역시 이어폰병은 걸리면 안돼... 아무리 비싸도 단선되면 끝이야...

 

그렇게 '원조 모니터링'이어폰을 고려장한 채로 당근마켓에 이어폰을 쳐보니 AKG가 많이 등장하더라구요.

솔직히 AKG를 이때 알았습니다. 하만카돈과 삼성이 제휴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s8부터 삼성 갤럭시 번들이어폰이 AKG로 나오고 그게 하만카돈 기술력이란 것도 알았고...

그래봤자 번들이 얼마나 좋겠어 하고 검색을 해봐도 자꾸 호평만 나오는 겁니다.

마침 당근마켓에도 12000원대로 잡혀서 나오고.

몇분 고민하다가 덜컥 구매신청 걸고 검색 계속해보니 이번엔 가품 논란 ㄷㄷ

이거 삼성 번들이어폰 진품 가품 구별하는 방법 정리해서 이따 글 올려보겠습니다.

 

한편 어떻게든 헤드폰을 구해서 오디오인터페이스에 꽃는 게 속편할텐데 왜 이어폰으로 전향했느냐 하면.

헤드폰 이어폰 막론하고 임피던스 크기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임피던스가 높으면 소리의 '폭주'를 감쇄해주어 노이즈를 적게 발생시키게 해주죠. (저항이랑 같은 개념이긴 하나 저항은 디지털신호용이고 임피던스는 아날로그신호용이랍니다.) 제가 쓰던 이어폰 제원을 검색해보니 임피던스가 16옴이었고, 게이밍헤드셋은 32옴이었습니다. 오디오테크니카 이어폰 시체는 무려 65옴... 실제 전문가용 모니터링 헤드셋은 100옴은 그냥 넘겨버리죠.

 

마침 삼성 번들이어폰도 32옴이었고 오인페에서 소리가 나게 해주는 데에는 헤드셋만큼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기에

 

[AKG]삼성 AKG 이어폰 ▶ 구경하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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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버렸읍니다.

 

오인페 총알잭에 꽃고 들어보는데

 

지직

 

야!!!!!!!!!

 

(이어폰 한쪽 줄의 통화 리모컨을 눌러보니) 소리 잘들림

 

'결국엔 이어폰은 리모컨때매 안 된다'

사실 모니터링 오디오테크니카도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러 리모컨을 없앴던 건가 봅니다.

 

그래서 지금은 리모컨을 절연테이프로 친친 감아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끔 풀어져서 눌린 버튼이 떼지며 다시 노이즈에 잠식돼버릴 때 기분이 아주 엿같아지죠.

 

하... 커버한 파일이나 올려봅니다

실력은 1편에서 충분히 해명한 것 같습니다

 

 

supersonic test.mp3
4.89MB
basket.mp3
6.95MB

솔직히 말도 안되는 장비들로 홈레코딩을 막상 시작해보니

기대했던 퀄리티가 안 나와서 더 타당한 장비와 녹음 환경을 마련하기까지는 성급하게 뛰어들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이번 겨울부터는 도로 기타 놓고 공부에 매진하기로 가족과 약속했기도 하고요.

 

에라이 좋은 기타 사게 돈이나 모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