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추천 2

김훈 - 내 젊은 날의 숲

야간자습을 넘어선 심야자습 후 호실로 들어와서, 잠이 올 때까지 랜턴을 책에 들이대고 약 30분씩 읽었다. 그러므로 책의 모든 장은 전짓불 빛에 눈이 짓물러 있을 것이었다. 그 모든 글들은 이제 내 편이 아닐 텐데... '내 젊은 날의 숲'은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변함없는 평탄함을 그려낸다. 주인공은 시화평고원과 자등령이 펼쳐진 민간인 통제구역 내의 수목원에 식물들의 세밀화를 그리는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된다. 거기서 몇 안되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림을 그리려 자연을 관찰하고 아버지의 일이 이어지고 하면서 이래저래 시간과 책 페이지가 흘러간다. 사실 이순신의 전쟁 중 행적을 다룬 김훈의 대표작 '칼의 노래'도 해전이 자연의 자정작용인마냥 담담하게 문장이 흘러간다(니 '내젊은날의숲'에 대해 할말 별..

손원평 - 아몬드

'아몬드'는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고등학생 주인공 선윤재의 이야기를 다룬 청소년 소설이다. 우리는 흔히 남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을 이기적이라고 한다. 그가 이기적인 이유는 아마도 '공감하지 못함'이라는 마음속 작용을 넘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에 옮겼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선윤재의 불통은 마음의 병처럼 서술된다. 마치 자신은 따뜻해지려 노력하지만 병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는 듯이. 나는 그 순수함을 비꼬고 싶지는 않았다. 오히려 읽는 과정에서 나의 역사를 여러 번 되짚었다. 나 역시 공감이라는 것을 늦게 배운 인간이었기 때문에. 나의 공감력이 늦게 자란 이유를 지금은 파악할 수 있다. 굳이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어울리지 않아도 충분히 '미디어'라는 장난감이 인터넷에 있었으니까. 컴퓨터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