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3년간 우리 학년을 따라다니며 가르치신 과학 선생이 있었다. 그만큼 진정으로 제자가 잘 되길 바라시는 훌륭한 스승님이었고, 일진들도 감히 어쩌지 못하는 카리스마까지 겸비한 분이셨다. 나의 교사 롤모델이기도 했다. 그는 학생들이 주기율표만은 제대로 외우고 졸업하길 원했고 그래서 시행한 조치가 '주기율표 깜지'였다. 사진에 나온 양식을 5장 베끼어 매주 검사를 받았다. 숙제를 안 해올 시, 20cm 자로 손바닥 5대 맞기라는 '신사적인' 체벌이 가해졌다. 의외로 아팠다. 이 2학년 내내 가는 귀찮은 숙제를 영원히 면제받으려면 숙제 검사 대신 자리에서 일어나 주기율표를 암송하면 됐다. 물론 암송을 틀리면 깜지를 안 해왔을 때와 같은 젠틀한 체벌을 받았다. 급우들은 처음엔 다들 고통스러워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