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나갈 놈은 알아서 6시까지 부대 나갈 준비를 마쳐놓으라니! 기본적인 알람시계 정도는 제공해야 마땅치 않은가? 라고 내면의 무한복지주의자였던 이병인 나는 생각했다. 전자 손목시계의 희미한 알람소리조차 못 들을까봐 뜬눈으로 휴가 전날 밤을 지새웠다. 이 상태는 스톱워치 구입을 까먹은 말년까지 지속되어 3시간마다 잠에서 깨 시각을 확인하는 생체리듬을 대강 가지게 되었다. 첫 휴가날 새벽은 4시에 침대에서 일어났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 옆에서 자던 상병(!)이 "...너무 일찍 일어나는 거 아냐?"하고 속삭였다. 소름.... 공군에 있으면서 대략 20번의 휴가를 나왔다. 길이는 2박 3일부터 7박 8일까지 다양했지만 아직 사회 진출이랄 게 없는 스물한~스물두 살이었기 때문에 다이내믹한 일 없이 비슷비슷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