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는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고등학생 주인공 선윤재의 이야기를 다룬 청소년 소설이다. 우리는 흔히 남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을 이기적이라고 한다. 그가 이기적인 이유는 아마도 '공감하지 못함'이라는 마음속 작용을 넘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에 옮겼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선윤재의 불통은 마음의 병처럼 서술된다. 마치 자신은 따뜻해지려 노력하지만 병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는 듯이. 나는 그 순수함을 비꼬고 싶지는 않았다. 오히려 읽는 과정에서 나의 역사를 여러 번 되짚었다. 나 역시 공감이라는 것을 늦게 배운 인간이었기 때문에. 나의 공감력이 늦게 자란 이유를 지금은 파악할 수 있다. 굳이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어울리지 않아도 충분히 '미디어'라는 장난감이 인터넷에 있었으니까. 컴퓨터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