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기술 선생은 정말 대충대충 가르치는 스타일이었다. 시장에서 흔히 보이는 소박한 옷매무새로 시장에서 할법한 말을 내뱉으며 "아유.. 이런 걸 왜 가르쳐야 하는지 몰라....!" 수업 하고픈 마음이 없어 보이는 상태였다. 인간상의 데이터가 어느 정도 수집된 지금이야 웃으며 넘기고, 시험범위 알려줄 때만 기다리며 같이 놀았겠지만 그렇지 못했던 17세의 마음엔 '인간실격'을 정의하는 마음의 불이 당겨졌다. 나는, 교사라 함은, 모름지기 진중하게 교과서를 읽어주되 이따금씩 학생의 마음에 비수를 두는 만물형상의 진리를 품은 말을 던져주어야만 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거기서 더 진화한 교수라 함은, 강연자리에서 늘상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학문의 심연을 하루종일 휘저어야만 함이라고... 그만 알아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