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3

휴가 레퍼토리

휴가 나갈 놈은 알아서 6시까지 부대 나갈 준비를 마쳐놓으라니! 기본적인 알람시계 정도는 제공해야 마땅치 않은가? 라고 내면의 무한복지주의자였던 이병인 나는 생각했다. 전자 손목시계의 희미한 알람소리조차 못 들을까봐 뜬눈으로 휴가 전날 밤을 지새웠다. 이 상태는 스톱워치 구입을 까먹은 말년까지 지속되어 3시간마다 잠에서 깨 시각을 확인하는 생체리듬을 대강 가지게 되었다. 첫 휴가날 새벽은 4시에 침대에서 일어났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 옆에서 자던 상병(!)이 "...너무 일찍 일어나는 거 아냐?"하고 속삭였다. 소름.... 공군에 있으면서 대략 20번의 휴가를 나왔다. 길이는 2박 3일부터 7박 8일까지 다양했지만 아직 사회 진출이랄 게 없는 스물한~스물두 살이었기 때문에 다이내믹한 일 없이 비슷비슷하게..

기록문학 2020.07.11

특기학교의 기억 #2

2020/06/14 - [기록문학] - 특기학교의 기억 #1 특기학교의 기억 #1 위는 내가 공군 훈련소를 마치고 특기학교로 옮겨진 때에 맞추어, 친구가 내 계정을 받고 피드에 올린 '생존신고&인편 좌표'이다. 내가 무슨 특기학교를 갔고, 특기학교가 뭘 하는 곳인지는 저 �� ojwisscary.tistory.com 교육생 번호는 기분나쁘게 44번이었다. 기분이 나빠서 곧바로 호실근무(호실장), 시설근무 등을 뽑을 때 아무 지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냥 이 압제가 나를 피해가기만 바랬다. 하지만 조교들은 중앙 복도로 교육생들을 몰아넣어 쭈그려 앉게 했고 나는 첫날밤 불침번으로 선정되었다. 그때의 엎친데 덮친격의 짜증은 지금도 기억한다. 아침에 눈을 뜰 땐 집이었는데 이 하루의 끝은 2~3시 불침..

기록문학 2020.06.22

특기학교의 기억 #1

위는 내가 공군 훈련소를 마치고 특기학교로 옮겨진 때에 맞추어, 친구가 내 계정을 받고 피드에 올린 '생존신고&인편 좌표'이다. 내가 무슨 특기학교를 갔고, 특기학교가 뭘 하는 곳인지는 저 메시지에 써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 메시지 덕분에 인편을 생각보다 많이 받을 수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사람의 인편도 포함해서... 그런데 그 편지는 은근 나를 무시하는 어조여서 딱히 답례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지금은 오프라인으로 한번 만나서 얼마나 얌전해졌는지 확인해보고 싶다. 인편은 인편이고, 현재는 코로나로 얼룩진 4월이다. 4월인 김에 특기학교에 소속되었던 그 해 4월의 첫 2주를 회고해보고자 한다. 봄비가 잘 안 내려서 지금 벚꽃이 꽤 길게 피어 있는데 그걸 볼 때마다 특기학교에서 열 맞춰 걸..

기록문학 2020.06.14